국정감사를 받는 기관장의 답변스타일은 각양각색이다. 의원들의 항의에 아랑곳없이 직원들이 만든 답변서를 낭독하기에 바쁜 「앵무새형」이 있는가 하면 의원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소신형」도 있다.비서진들이 준비한 질의서를 읽는데 급급한 의원이 태반인 것처럼 기관장도 낭독형이 대부분이다. 특히 경제부처에서 심해 박재윤 통산·강운태 농림장관을 비롯해 임채주 국세청장 유재호 조달청장 이우영 중소기업청장 등이 장문의 답변서를 시종 같은 톤으로 읽어내려간 대표급 주자들이다.
낭독형은 아니나 곤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검토하겠다』는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비켜가는 「위기모면형」도 흔하다. 김영수 문체부장관과 정종택 환경부장관 등은 실제로 조직개편여부 등 민감한 질문에는 아예 대답하지 않거나 『추후 검토하겠다』는 식으로 위기를 넘겼다.
이에비해 현정부 최장수장관으로 국감 4년차인 오인환 장관을 비롯해 진념 노동장관 등은 「소신형」으로 꼽을만하다. 오장관은 답변석에서 『의원과 장관의 신분을 떠나 전문가로서 얘기해보자』고 의원들의 추궁에 정면으로 맞서는 등 뚝심을 보였다. 진장관 역시 노사개혁등과 관련해 집요한 공세를 벌이는 야당의원들의 추궁에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자신의 논리를 폈다는 평이다.
최환 서울지검장도 80년초 국보위참여경력을 물고늘어지는 야권에 대해 『검찰의 지시를 받고 차출된만큼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하는 등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민선단체장은 개별차이가 컸다. 조순 서울시장·문희갑 대구시장 등은 민선의 자존심을 의식, 국감기간내내 고자세였으나 정치인출신인 문정수 부산시장은 친정에 대해 각별히 깍듯이 예를 차려 대조적이었다.<이동국 기자>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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