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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CIA거래” 칼 번스타인 저서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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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CIA거래” 칼 번스타인 저서 파문

입력
1996.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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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바오로 2세를 약삭빠른 정치꾼 묘사/교황청 “노코멘트” 전 WSJ 기자는 “허구”80년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 대통령이 폴란드에서 공산주의를 몰락시키기 위해 밀약을 맺었다고 주장한 「성하:요한 바오로 2세와 우리 시대의 숨겨진 역사」(더블데이간)가 출간됐다.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로 퓰리처상을 받은 전 워싱턴포스트 기자 칼 번스타인(51)과 이탈리아 언론인 마르코 폴리티가 함께 쓴 이 책은 교황과 레이건행정부의 윌리엄 케이시 중앙정보국(CIA)국장이 폴란드에서의 군사적 움직임 등 민감한 정보를 거래했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폴란드출신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 책에서 국제정치무대의 약삭빠른 정치꾼으로 묘사됐다. 또 레이건 행정부는 82∼89년 폴란드자유노조에 모두 5,000만달러를 지원했으며 케이시와 버논 월터스 CIA부국장은 81년 봄부터 6개월에 15차례나 바티칸을 비밀 방문, 브리핑을 할 정도였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교황에 관한 책을 낸 몇몇 저자들은 제휴설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인 조나단 퀴트니는 『비밀제휴는 없다. 단지 허구일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번스타인측은 비록 교황과 인터뷰는 못했지만 교황의 전 대리인 피오 라기 추기경, 고 존 크롤 추기경, 로버트 게이츠 전 CIA국장, 모임 때마다 참석했던 케이시의 부관 등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피오 라기 추기경은 번스타인의 연구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만난 적이 있다고 했으나 책을 읽은 뒤 결론에 대한 코멘트는 거절했다.

최근 CIA시절을 회고한 책을 펴낸 게이츠 전 국장도 번스타인의 책을 위해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히면서 제휴주장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교황이 CIA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았지만 교황청은 어떤 정보도 주지않았다고 말했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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