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자인후 형량타협 시도할수도주미 한국대사관 무관에게 미 국가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국계 미국인 로버트김씨(56)에 대해 미 연방법원이 2일(현지시간) 보석허가 결정을 취소함으로써 김씨는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김씨는 두 가지중 하나의 선택이 불가피하다. 첫째, 무죄를 주장하면서 법정투쟁을 벌이는 방법이다. 김씨는 자신이 주미 한국대사관 백동일 대령에게 넘겨준 이른바 기밀문건이 검찰 주장처럼 미 국가이익에 심대한 위해를 가져올만한 내용이 아니라는 주장을 내세워 무죄를 주장할 수 있다.
김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미형법 783조 50항(외국의 정보요원에게 「비밀」 또는 「극비」정보를 전달한 혐의)으로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고 10년의 징역 선고가 가능하다. 법률전문가들에 따르면 김씨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증거가 너무나 완벽하기 때문에 기밀누설 혐의는 유죄판결이 확실시된다. 따라서 김씨가 무죄를 주장하며 버티는 방식은 현명치 못한 법정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둘째, 유죄를 인정하고 정식 기소 이전에 검찰과 죄목과 형량을 타협하는 방법이다. 현재 적용된 혐의사실만으로도 유죄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라면 형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견해다. 워싱턴의 형사전문 변호사인 이인탁씨는 김씨가 검찰과 협상을 벌일 경우 잘하면 29개월 정도후면 석방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그에 따르면 김씨의 단순 기밀누설 혐의는 미 연방법원의 형량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할 때 24등급에 해당돼 41∼51개월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다. 이 경우 법원은 41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할 것으로 예상되며 형기의 85%를 마치는 경우 6개월전 가석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29개월이면 자유의 몸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씨가 검찰측이 공언하고 있는 것처럼 대배심에 의해 간첩죄를 적용받는 경우 최소 30년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물론 간첩죄의 경우 검찰측은 김씨의 행위가 미국의 국가안보에 해악을 끼쳤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적지않은 부담이 따른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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