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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덕·최주활·지만원·정영태/전문가 4인 긴급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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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덕·최주활·지만원·정영태/전문가 4인 긴급진단

입력
1996.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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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단호조치 보여야”▲강인덕씨(극동문제연구소장)=북한의 보복 협박은 또다시 93년 NPT(핵확산 금지조약) 탈퇴 선언 당시의 긴박감을 주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대남전략의 본질을 드러냈고 국제사회에서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 없을 것이다. 북한은 후퇴가 곧 김정일의 위신에 손상을 입히는 위기가 된다고 생각하고 계속 강경대응을 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NPT 탈퇴선언때처럼 미국이 북한을 끌어안기를 기대할 것이다.

북한이 미국에 간여하지 말라고 한 것은 결국 전면전은 아니더라도 테러나 국지전 등을 통한 무력도발을 계속하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로서는 지금이 고비이며 단호한 입장을 보이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다.

북한은 우리의 내부 단결력이 약해 위협공갈에 넘어갈 것으로 우리를 깔보고 있는데 북한이 저질렀던 많은 테러 사건때처럼 그냥 우물우물 넘어가서는 안된다. 우리도 전쟁을 할 각오가 돼 있고 기습공격을 하면 언제라도 반격, 보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북한군 전쟁 두려움 없어”

▲최주활씨(전 인민무력부상좌)=이제 우리도 관망적 자세에서 공격적 자세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북한에 끌려가는 인상이 강했다. 북한은 중앙통신 성명과 판문점 비서장급 군사접촉에서 보복을 공언한 만큼 앞으로 남한 지역내 고정간첩을 이용, 학생들과 근로자들을 선동해 사회불안을 유도하고 군사분계선과 서해 북방한계선 월선, 휴전선 일대 우리 초소 습격 및 게릴라 침투, 주요 시설 파괴 등의 도발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또는 우리 의표를 찌르겠다는 속셈으로 공비들을 침투시킨 강릉 일대에서 또다시 군사적 모험을 감행할 소지도 있다. 북한군은 전쟁을 두려워하거나 진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난 4월 판문점 무력시위나 이번 보복 협박 발언 등 일련의 북한군 의 움직임은 일단 미국에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고 한미 공조체제를 흔들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도발에도 강력대처하고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표명해야 한다.

◎“일관된 술책에 말릴 우려”

▲지만원씨(군사전문가)=북한의 보복 운운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번 발언도 지난달 22일 인민무력부 대변인 담화와 27일 조선중앙통신 성명의 가이드 라인 안에서 나온 것이다. 북한은 일관된 전술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우리가 일개 대좌의 발언에 흥분한다는 것은 술책에 말려드는 것이 될 수 있다. 군사적 개념에서 보면 전면공격을 하겠다는 상대는 요란하게 선전하지 않는 법이다. 짖는 개는 물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럴 때 일수록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우리의 안보태세는 북한의 말 한마디에 왔다갔다 해서는 안되며 어떤 상황에서라도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한다. 그런데 지금 보면 무장공비 이광수나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박임수 대좌의 말에 우리가 과민반응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정부와 군 수뇌부는 북한의 화풀이, 벼랑끝 전술에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은 앞으로 드러내놓고 무력도발을 하기보다는 물증을 남기지 않는 테러, 주요시설 파괴 공작 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정책 재점검 기회로”

▲정영태씨(민족통일연구원연구위원)=북한의 보복협박은 지난 인민무력부 대변인 담화와 조선중앙통신 성명에서 이미 예견됐던 엄포성 경고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북한은 체제관리와 대미 군사채널 확보를 위해 한반도에 긴장국면을 조성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데 무장공비침투사건도 그런 목적에 활용하고 있다. 공비침투나 보복발언, 그리고 추가 군사시위 시사는 94년 「서울불바다」발언식의 긴장조성 기도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전면전까지는 안 가더라도 국지전의 위험은 상존한다. 문제는 한미공조체제가 얼마나 확립되느냐에 있다. 북한태도를 놓고 한미가 이견을 보인다면 그것은 북한이 원하는 바일 것이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일방적 대북 유화책이 북한의 잘못된 정세인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미국에 확실히 인식시켜야 한다. 국방정책이 북한의 상투적 위협에 왔다갔다해서는 안되지만, 한미군사체제가 강화되고 국제사회의 대북여론이 악화하면 북한이 돌파구로서 남북대화에 매달릴 수도 있기 때문에 최근 상황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대북 전략수립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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