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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메모에 감사장 술렁 “긴박”/북 보복위협­국방위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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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메모에 감사장 술렁 “긴박”/북 보복위협­국방위 표정

입력
1996.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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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국방 등 대책회의 위해 자리 떠/의원들 상기된 표정 서둘러 종료2일 국회 국방위의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이틀째 감사는 이날 상오 11시부터 있은 유엔사령부와 북한측의 비서장회의에서 북한측이 강경발언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긴장감이 한층 고조됐다.

이양호 국방장관과 김동진 합참의장 등이 긴급대책회의를 갖기 위해 자리를 뜨는 바람에 감사는 국방부의 답변을 서면으로 대체키로 하고 서둘러 종료하는등 북한의 「위협발언」은 국정감사장까지 불똥이 튀었다.

이날 이장관은 답변도중 하오 2시50분께 갑자기 메모지를 건네받자마자 『각하의 전화를 받아야겠습니다』라며 김영구 국방위원장에게 돌연 정회를 요청했다. 그러자 김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고 감사장은 일순간 긴박감이 감돌았다. 일부 야당의원들은 『아무리 대통령 전화라지만 장관이 답변도중에 떠날 수가 있느냐』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장관은 황급히 감사장을 나갔다가 하오 3시15분께 돌아와 15분가량 답변을 계속했다. 그러나 이장관은 비공개 답변순서에 이르자 『반드시 자리를 지켜야 한다』며 이정린 차관에게 답변을 맡긴뒤 또다시 감사장을 떠났다. 이때 김합참의장 등 합참 고위간부와 림재문기무사령관도 감사장을 빠져나갔다. 의원들도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상황에 상기된 표정으로 보좌진에게 국방부 기류 등을 파악하도록 지시하는 등 감사장은 한때 술렁거렸다.

이차관은 곧 비공개로 속개된 답변을 통해 비서장회의 내용을 보고한뒤 이장관과 김의장 등이 긴급대책회의 참석관계로 감사에 참석할 수 없음을 의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어 김덕룡 의원(신한국)이 의사진행발언을 얻어 『국가안보에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다』라며 『감사도 중요하지만 군 관계자들이 위기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감사를 중지하도록 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천용택 의원(국민회의)은 『괜히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다』며 『만약 국감을 중단한다면 오히려 국민이나 북한에도 좋지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김위원장은 여야 3당간사회의를 소집, 감사중단여부 문제를 논의했다. 여야 간사들은 회의끝에 의원질문만 마치고 답변은 서면으로 대체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감사는 재개됐으나 상당수 의원들도 자리를 떠나 당초 자정가까이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던 국감은 하오 7시께 종료됐다.

안기부장출신인 김덕 의원(신한국)은 『94년 판문점에서 박영수가 언급한 「서울 불바다」발언 때와는 상당히 다른 심각한 국면』이라며 『그때는 정치적 제스처도 엿보였으나 이번에는 인민무력부가 미군관계자를 불러 경고했다는 점에서 국지적 도발을 감행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고 말했다.<손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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