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 마약밀매 추적/최덕근씨 외교관으론 첫 참변/아파트 계단서 괴한에【블라디보스토크=이진희 특파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국총영사관에 근무하는 최덕근 영사(54)가 1일 하오 9시(현지시간·한국시간 하오 7시)께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루스카야 55번지 소재 자택 아파트 계단에서 정체불명의 괴한으로부터 피습, 현장에서 숨졌다. 우리 외교관이 테러나 강도를 당한 적은 있으나 해외근무중 살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영사는 그동안 탈북자 문제와 관련된 정보수집 및 북한담당 업무를 전담해온데다, 이번 사건이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북한측이 「백배 천배 보복하겠다」고 호언한데 이어 발생했다는 점에서 북한측에 의한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관련기사 4·5·11·31면>
이와관련, 현지의 한소식통은 『최영사가 최근 북한의 마약밀매를 집중 추적해 상당한 성과를 거둔것으로 알고있다』면서 『이 때문에 북한이나 북한이 사주한 집단에 의해 최영사가 계획적으로 살해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영사는 발견될 당시 10층인 아파트 건물 3층 계단에서 머리 뒷부분에 주먹만한 크기의 함몰상을 입고 피를 흘린채 사망한 상태였으며, 오른쪽 옆구리 두군데에 예리한 송곳으로 찔린 것 같은 상처가 있었다.
현지 경찰은 이석곤 주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의 입회아래 최영사의 시신을 부검했으며 목격자, 현지 주민 등을 상대로 1차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총영사는 『이번 사건은 계획된 살인일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측의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최영사는 93년 2월부터 우크라이나 대사관 참사관으로 근무한뒤 지난해 12월부터 블라디보스토크 영사로 재직해왔다.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관은 92년 8월 개설됐으며, 이총영사 등 5명의 직원이 근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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