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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제 부업 주부도 뛴다/남편 직장 감원 불안에 씀씀이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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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제 부업 주부도 뛴다/남편 직장 감원 불안에 씀씀이도 부담

입력
1996.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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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발휘 성취감·부수입 짭짤해 인기기업체의 감원바람으로 세상이 뒤숭숭하다. 가정경제를 꾸려가야하는 주부들의 마음이 편할리 없다. 가사만 챙기기에는 왠지 불안하다. 씀씀이를 줄이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여유돈이라도 있으면 자그마한 가게를 내보겠는데 그럴 형편도 못된다. 그래서 시간제부업이 주부들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다.

하루종일 일에 매달리지 않아도 쏠쏠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집안일을 돌보고 여가생활을 즐기는 시간까지 뺏기지 않아도 된다. 자기 능력을 발휘하고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일터를 갖게 된다는 것도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자기실현을 위해 일자리를 찾는 주부들이 크게 늘면서 시간제 부업의 종류도 다리품을 파는 단순한 직종에서 전문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까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젊은 주부들은 자기계발과 돈벌이를 함께 할 수 있는 업종을 선호한다. 피부미용과 메이크업을 전문학원에서 6개월 정도 익히면 뷰티숍에 파트타임으로 근무하거나 프리랜서로 출장근무를 할 수 있다. 컴퓨터 가정교사도 젊은 주부들에게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고졸이상의 주부면 전공이 아니더라도 6∼12개월 정도 배워 초등학생이나 다른 주부들을 대상으로 가르칠 수 있다. 이밖에 도배사 애니메이션 홈패션제작 공예 한복무늬도안 출장요리사 등이 있다. 직종과 투자시간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한달에 40만∼50만원 정도 벌 수 있다.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도 많다. 미술을 전공한 주부는 어린이의 방을 예쁜 그림으로 꾸며 장식해 주는 어린이방꾸미기가 괜찮다. 전문업체인 오즈의 마법사(0344―902―2394)에서 교육과 알선을 해준다. 사회복지사나 교사자격증이 있는 주부들은 독서지도사가 적합하다. 6개월 교육을 받은 후 이웃 아이들에게 일주일에 두번 정도 가르치면 아이 한명당 월 6만∼7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어학에 자신있는 주부들은 관광가이드나 번역업을 해볼만하다.<유병률 기자>

◎부업 직종 기술 교육기관/피부미용·텔레마케팅 등 다양

주부들이 시간제나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는 기술과 기능을 교육하는 기관은 다양하다.

최근 주부들이 많이 찾는 곳이 메이크업과 피부미용 헤어디자인기술을 가르치는 미용교육기관이다. 수시모집하고 수강료는 월 12만∼20만원.

시간제 근무뿐만 아니라 재택근무도 가능한 텔레마케팅도 주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성자원금고와 사랑의 전화에서는 월 1회 1∼3주과정으로 텔레마케팅과정의 마케팅기법 등을 교육한다. 수강료는 15만원.

서울YWCA 근로여성회관과 북부종합사회복지관 등에서는 3개월 과정으로 벽지선택요령 벽지바르기 등 도배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수강료는 월8만5,000원.

국제정보처리학원 캐드하우스 등에서는 전자출판 그래픽디자인 정보검색 등 각종 컴퓨터관련기술을 3∼12개월 과정으로 교육하고 있다. 수강료는 월 10만∼20만원.

또 3∼6개월 과정으로 기계자수와 홈패션을 가르치는 구로부녀복지관 마포부녀복지관(수강료 월 4만∼5만5,000원), 4개월 과정으로 방과 후 아동 지도자 양성교육을 실시하는 여성신문교육문화원(수강료 월 10만원), 1∼6개월 과정의 만화영화그리기 강좌를 정기적으로 개설하고 있는 반도만화영화학원(수강료 월 17만원) 등에도 주부 수강생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밖에 자격증을 취득해 시간제로 일하려는 주부들을 수시 모집하는 자격증 전문교육기관도 있다. 출장조리를 1년과정으로 지도하는 한국조리직업전문학교 서울YWCA근로여성회관(수강료 월 10만원), 외국어번역을 6∼12개월 과정으로 교육하는 번역사교육원(수강료 월 10만원), 피아노조율기술을 4∼6개월 가르치는 수도피아노조율학원 한국피아노조율학원(수강료 월 12만∼16만원), 3∼6개월 과정의 관광가이드강좌를 개설한 서울통역관광학원 수도통역관광학원(수강료 월 10만원) 등이 있다.<배국남 기자>

◎백화점 판매원·방송사 모니터 “무경험도 OK”

특별한 경력이나 자본이 없는 주부들이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는 백화점 주부판매사원이다. 대부분의 백화점들은 수시로 시간제 판매사원을 모집하는데 보통 고졸이상의 학력과 35세미만의 연령이면 취업이 가능하다. 보수는 시간당 2,400원을 기준으로 월평균 50만∼60만원 가량이 지급된다. 6개월이상 장기근무자에게는 식대와 수당, 그리고 퇴직금을 주는 곳도 있다.

백화점 방송사 금융기관 등에서 실시하는 주부모니터도 특별한 경력 없이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다. 수입은 기관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백화점은 월 20만원대, 기업체는 10만원이상, 유아용품 회사는 20만원선이다. 방송국 모니터요원은 한달에 30만∼40만원 가량을 받는다.<조철환 기자>

◎일하고 싶은 분 알선기관 찾으세요

가사와 사회활동을 병행키 위해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주부가 늘면서 이들에게 일거리를 알선해 주는 곳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중 서울시내 각 구청에 설치된 취업알선센터가 대표적이다. 이들 알선센터는 주부뿐 아니라 일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일거리를 제공한다. 파트타임 일거리 제공도 그중 하나다. 그러나 구인자 대부분이 시간제 근무보다는 종일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기 때문에 이곳을 통해 실제 파트타임 일을 찾는 주부는 아직 많지 않다.

은평구 취업알선센터의 경우 파트타임 근무자 요청 건수가 한달에 5건 정도며 파출부 산모산후조리 아기보기 등이 대부분이다.

서울시 산하의 부녀복지관은 주부들에게 요리 양재 도배 등의 기술을 가르치면서 파트타임 일거리도 알선한다. 마포부녀복지관(02―719―6307)의 경우 파트타임 일거리로 파출부 이삿짐정리 산모돕기 청소대행 요리 등을 알선해 주는데 한달에 50명 정도가 이용한다. 이들은 40∼50대가 대부분이며 집안 살림살이가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아이 과외비 마련과 여유 시간 활용을 위한 주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취업알선센터나 복지관을 통해 얻게 되는 파트타임 일거리는 아직은 단순한 게 대부분이다. 가정주부가, 그것도 하루 중 일부 시간을 쪼개 할 수 있는 종류의 일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여성자원금고(02―3662―4271)는 일하고자 하는 주부들에게 좀더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하면서 텔레마케팅 매니저스쿨 전기전자클리닉기사 등 26개 직업에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와 함께 시간제 업무를 주부들에게 알선해 주는데, 특히 텔레마케팅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주부가 많다.<박광희 기자>

◎백화점 파트타임 사원 최향숙씨의 경우/남편 출근후 6시간 물건포장 맡아/“일하는 시간 안길어 살림 지장 없죠”

『집밖에 나와서 일하는 시간이 길지 않아 살림하는 데 지장은 없습니다. 용돈도 생기지만 무엇보다 직장에서 동료들을 만나고 어울리는 가운데 얻는 정보와 즐거움이 가장 큰 소득입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식품매장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주부사원 최향숙씨(40·서울 동대문구 회기동)는 주부의 자기일 갖기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최씨의 업무는 고객들이 계산대에 가져온 물건들을 포장해 주는 역할. 최씨는 이 업무가 매장에서 손님들을 가장 많이 접하는 일이기 때문에 「매장의 꽃」이라고 자임한다. 근무시간은 매일 상오 10시부터 하오 4시까지 6시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출근한다. 한달수입은 47만∼52만원.

이 백화점에서 최씨처럼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주부사원은 100여명. 대부분 식품이나 잡화매장에서 근무한다. 고객들도 주부들이 대부분이어서 주부판매사원들을 더 편하게 여긴다.

최씨는 이 일을 92년 4월에 처음 시작했다. 당시 두 아이가 각각 초등학교 5학년, 2학년이 되면서 남는 시간이 많아졌다. 『책만 열심히 읽으며 여유시간을 보내다가 안목을 넓혀보자는 생각에서 부업전선에 나섰습니다』

최씨의 하루 일과는 남편의 출근과 아이들의 등교준비로 시작된다. 가족들이 나가고 나면 최씨도 출근준비를 서두른다. 백화점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하오 5시30분. 이때부터 저녁준비와 빨래 청소 등 집안일을 한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그만두라」고 말하던 남편은 지금은 그를 적극적으로 성원해 준다.

아이들도 엄마가 일하는 것을 자랑스러워 한다. 최씨는 『일거리를 가지면서 더 젊어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며 웃었다.<박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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