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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와 도모에씨에게/박내부 문화2부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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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와 도모에씨에게/박내부 문화2부장(메아리)

입력
1996.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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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를 다루는 데스크로서 답신에 해당하는 이 글을 씁니다. 먼저 지난달 10일 서울에서 있었던 사와 도모에(택지혜)씨의 공연이 성황리에 끝난 것을 축하합니다. 사와씨는 일본으로 귀국한 후 곧 본보에 한국팬에게 감사하는 편지(9월20일자 27면 보도)를 보냈습니다. 공연이 대성공이어서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듯 하다는 것, 양국을 오가는 첫걸음은 무사히 디뎠다는 것, 새로운 정기적 만남을 갖고 싶다는 것 등이 적혀 있었습니다. 기쁨으로 상기된 사와씨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합니다.일본 국적인 사와씨는 지일 문인 고 김소운 선생의 외손녀로서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두살 때부터 초등학교 1학년 1학기까지는 한국에서 자랐습니다. 이럴 때 흔히 「운명적」이라는 수사가 따르게 됩니다. 「운명적」이라는 표현에는 한일관계가 우호적이지 않다는 암시가 들어 있겠지요.

그렇습니다. 광복이 된 지 51년이 지났지만 양국 관계는 아직 표류하고 있습니다. 2002년의 월드컵 한일공동개최를 앞두고도 별로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사와씨는 『한국에서 일본어로 노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장르는 대부분 화해의 강을 지나 망각의 바다로 흘러갔지만, 사와씨가 종사하는 가요와 영화 등 대중문화에 대한 한국의 벽은 높습니다.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것은 역사적 피해민족의 자기방어 수단입니다.

인권운동가 부모 슬하에서 자라 도쿄(동경)예대를 나온 사와씨는 「지성파」가수로 불리기도 합니다. 「지성파」라는 말은 「냉철한 현실인식」을 전제로 합니다. 현재 일본 자민당의 독도영유권 주장과 야스쿠니(정국) 신사참배 등 극우보수적인 선거공약이 양국관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현실을 명료하게 보여 줍니다.

사와씨는 지금 양국간 새롭고 선린다운 관계가 열리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누군가 노력한다면 사와씨만큼 운명적 적격자도 없을 듯합니다. 사람들은 「지성파」라는 말에 「뜨거운 가슴」을 첨언하기도 합니다. 뜨거운 가슴으로 노래하고, 그 일에도 정진해서 성과를 거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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