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부인들의 반란” 미 떠들썩/이혼당한 여성들의 통렬한 복수극/40∼50대 몰려… 권익단체 추진도「미 조강지처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이혼공포에 시달리는 중년 부인들의 삶과 통렬한 복수극을 담은 한 영화가 개봉되자 미 전역이 들끓고 있다. 40∼50대 부인들이 떼를 지어 관람하는가 하면 시사주간 타임지 미국판 최신호는 아예 커버스토리로 다루면서 대서 특필하고 있다.
「페미니즘 영화는 흥행이 안된다」는 통례를 깨고 개봉 2주째 흥행성적 1위를 질주중인 이 영화의 제목은 「조강지처 클럽(First Wives Club)」. 한평생 남편을 위해 봉사하다 무참히 버림받은 대학동창 3명이 힘을 합쳐 한을 푼다는 통속적인 줄거리지만 미 여성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선 조강지처 권익 단체가 결성될 움직임이고 중년여성의 결혼 위기를 주제로 한 여성 단체의 세미나도 추진되고 있다.
제작사인 패러마운트사도 놀랄 정도로 이 영화가 큰 반향을 일으킨 이유는 이혼에 대한 미국 여성의 공포를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0쌍의 부부중 평균 4쌍이 파경으로 끝나는 미국의 이혼율이 세계 최악이라는 점은 이미 주지의 사실. 하지만 70년대에 비해 무려 62%가 폭증한 90년대 40∼50대 부부 이혼율이 중년 부인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결혼생활에 만족해도 주부 스트레스 때문에 이따금 남편에 대한 복수심을 느끼는」 미 중년부인들의 심리를 표출시키는 기폭제 구실을 한 게 바로 이 영화의 성공 비결이었다고 사회학자들은 지적한다.
『주부들은 분노에 차있다. 일껏 빨래하고 밥하지만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 부와 명예를 거머쥔 많은 중년 남자들이 젊고 섹시한 여자와 「제2의 청춘」을 생각한다. 남자들은 잘 늙지도 않는다』 한 50대 부인의 얘기다.
골디 혼, 베트 미들러, 다이앤 키튼 등 호화배우들이 「반란의 중년 부인」을 맡은 이 영화의 원작자는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 올리비아 골드스미스. 하루 1,500통의 팬레터를 받고 있지만 그 역시 23년의 결혼생활 끝에 남편이 젊은 비서와 눈맞아 도망가는 바람에 분노로 치를 떨었던 이혼녀이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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