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단서 “주목” 교수작가/국내선 신방학… 세계 4대 화랑제 초청받아서양화가 문범강씨(43)는 한인으로는 드물게 미국대학에서 미술을 가르치고 있다. 88년부터 워싱턴 DC의 조지타운대 미술학과에 재직중인 그는 누드 드로잉과 일반 드로잉, 판화 등 1주일에 12시간씩 강의를 한다. 93년에는 영구교수직 심사를 통과, 부교수가 됐다. 지난해에는 학생들의 인기투표에서 1등으로 뽑혔으며 이번 학기에는 수강 신청자가 너무 많아 10명 이상을 걸러내기도 했다.
뉴욕과 워싱턴 DC 일대에1만 5,000명이 넘게 몰려 있는 한인 화가 중에서도 문교수의 이력은 남다르다. 서강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지만 미술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해 80년 캘리포니아 아트 칼리지에 유학왔다. 이후 메릴랜드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본격적인 창작활동에 들어갔다.
그는 유학 이후 10년 이상 판화에만 몰두했다. 판화가 좋았던 탓도 있지만 미술에 뒤늦게 입문한 핸디캡을 공모전과 전시회가 비교적 많은 판화에서 승부를 걸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92년 판화와 결별하고 회화로 새롭게 출발했다. 생명의 원초적 발상, 우주의 기원 같은 막연하고도 신비로운 세계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였다. 학교측은 그럼에도 그의 판화 실력을 아껴 강의시간을 내주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과 동물, 꽃과 함께 통이 자주 등장한다. 원통에서 목만 내민 사람, 통속에 갇힌 인형 등 인간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작품들이 많다.
그는 세계적인 미술잡지 「아트 인 아메리카」 4월호에서 역량있는 작가로 평가받는 등 미국 화단에도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5월에는 뉴욕의 시그마갤러리에서 「현상의 이면에서」라는 타이틀로 개인초대전을 갖기도 했다. 내년 6월에는 세계4대 화랑제의 하나인 「시카고 아트페어」에 초대작가로 참가할 예정이다.
조교수 이상 미술교수만 15명이 넘는 조지타운대에서 유일한 아시아계인 그는 작품활동과 강의에서 모두 최고가 되겠다는 자신감과 의욕으로 뭉쳐있다.<뉴욕=이종수 특파원>뉴욕=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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