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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관계 현주소 어디에” 재조명(국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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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관계 현주소 어디에” 재조명(국감석)

입력
1996.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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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외무위 의원들 시도 주목/무장공비·기밀사건싸고 “갸우뚱”/대북정책 등 양국 「간격」에 촉각1일 국회 통일외무위의 외무부에 대한 국정감사는 한미관계의 현주소를 재조명해 보려는 의원들의 시도가 눈에 띄었다.

오늘의 한미관계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한마디로 『안심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북한 무장공비 침투사건이후 미국이 보여준 석연치 않은 태도가 한미관계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키우고 있는 것 같다. 『모든 당사자들이 자제해야 한다』고 말해 한국민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크리스토퍼 미 국무장관의 실언, 미 연방수사국(FBI)이 한국계 미해군 문관인 로버트 김씨를 스파이혐의로 전격 체포한 것 등 모두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도 당연했다.

우리에 대한 북한의 적대자세는 「명백하고도 현존하는 실제상황」인데도 미국은 이를 단순한 돌출사건으로 치부하려 한다는 점, 미국의 대북정책이 채찍은 뒤로 감춘채 당근만을 앞세워 왔다는 점 등에 대한 추궁은 취약하기 짝이 없는 대미외교의 구조적 문제점을 극명하게 부각시킨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두개의 한국」정책과 북한의 「친미반한」전술이 교묘히 맞아떨어지는 듯한 현실은 분명 한미관계의 적신호다. 불평등조약인 주둔군지위협정(SOFA)개정협상에 대한 가시돋친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밀월·혈맹관계로 표현됐던 한미관계는 이제 흘러간 옛노래가 되었다는 인식이 바야흐로 의원들의 머리속에 스며들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외교에 대한 정치권의 진단은 크게 틀리지 않는다. 그러나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외교문제에 대해 그동안 정치권이 내부정책 만큼이나 고민한적이 있었던가 되묻고 싶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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