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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네탄야후 뇌관」 봉합될까/이­팔 유혈논의 워싱턴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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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네탄야후 뇌관」 봉합될까/이­팔 유혈논의 워싱턴 정상회담

입력
1996.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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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대선 의식 급한 불 끄기에만 그칠 전망/이 우파연정내 샤스당 대팔 유화론 피력 주목예루살렘 템플 마운트 지하터널 개통으로 불거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갈등이 미 워싱턴 정상회담 개최로 일단 봉합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과 「블레어하우스」 영빈관에서 열릴 예정인이번 회담으로 궤도를 벗어난 중동 평화협상 과정이 정상화할 것인지 속단키는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 관측이다.

그만큼 양측간 불신의 벽도 다시 높아지고 증오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평화협상 과정은 지난달 25일로 취임 100일이 지난 벤야민 네탄야후 총리의 이스라엘 우파정부 출범 이후 줄곧 퇴행만 거듭했다. 「땅과 평화를 맞교환」하는 협상 원칙은 타협을 모르는 네탄야후의 「선안보 후평화」정책으로 철저히 무시된 채 중동지역은 「세계의 화약고」로 회귀할 조짐마저 내비치었다.

이 가운데 터진 터널사건은 울고 싶은 팔레스타인측의 뺨을 때린 격이다. 87년 점화돼 93년 오슬로평화협정(1단계 자치협정)체결 때까지 끌었던 「인티파다(봉기)」가 재연됐다는 묘사가 나올 정도로 팔레스타인인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다급해진 쪽은 11월5일 대선을 앞둔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다. 중동평화 정착을 외교 치적의 하나로 삼아온 그에게 사태의 조기 해결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재계, 의회에 영향력이 막대한 국내 600만 유대인의 지지가 절실한 이상, 클린턴 대통령도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

팔레스타인측의 「도의적 명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주장을 감안해야 하는 이중적 잣대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약점이 있다. 지난달 28일 유엔 안보리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보호 결의안 채택시 미국이 기권한 사례가 고민의 일단을 보여 준다. 따라서 미국은 선거가 끝나기까지는 뚜렷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사태의 확산을 막는 「체면치레」에만 급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는 당사자인 네탄야후 총리의 태도다. 그도 취약한 정치적 기반 탓에 자가당착적 논리에 빠져있다는 분석이다. 대팔레스타인·아랍 유화책은 자칫 정통유대파 등 극우세력을 포함한 8개 정파로 이뤄진 우파 연정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앞에서 벌어진 이번 유혈사태는 어두운 과거로 복귀할 것이라는 우려를 확산시키며 네탄야후에게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 5월 총선에서 네탄야후의 매력을 부각시키던 유력지들은 그의 「정치적 미숙」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하고 심지어 연정내에서도 균열이 불거져 나오는 등 전반적 환경이 네탄야후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특히 기존 성향과는 달리 대팔레스타인 유화론을 들고 나온 연정내 샤스당의 행보는 주목의 대상이다. 10석의 의석을 쥔 이들의 선택에 따라 재선거 또는 노동당과의 거국내각 구성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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