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국 인사론 처음… 현안 등 주도 기대/“국가기간산업” 경제 전반에도 큰 의미김만제 포항제철 회장이 국제철강협회(IISI) 회장에 선출된 것은 후발 철강국 인사로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철강업계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재계에서는 나아가 김회장의 IISI회장 피선이 국내 철강업계는 물론 경제계 전반에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선 국내인사가 일부 스포츠종목에서 국제단체의 장을 맡은 적은 있으나 보수적인 성격이 짙은 국제 경제기구의 회장에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와 함께 철강산업이 산업의 기초소재를 공급,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가 기간산업으로 분류되고 있어 이번 피선의 의미는 비단 철강업계에 국한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IISI는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할지 몰라도 현재 철강회사를 가진 48개국이 참여할 만큼 세계 철강업계 최고 권위의 기구다. 67년7월 창설이후 철강업계의 주요 현안에 대한 연구·조사활동를 비롯, 철강관련 통계 수집 및 배포 등을 담당하며 사실상 업계를 주도해왔다. 하지만 회장직은 미국 일본 유럽이 각각 6명, 호주가 1명 등으로 세계 철강산업을 주도해온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 철강국가의 기업대표들이 맡아왔다.
따라서 김회장의 이번 피선은 국내 업체들이 세계 철강업계의 공동현안 해결에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우리 철강산업은 73년 연산 103만톤규모의 포철 1기 준공이후 포철의 지속적인 설비확장 등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조강생산량이 전세계의 4.9%에 달하는 3,700만톤을 기록, 세계 6위에 올라 있으며 올해에는 독일을 제치고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은 세계 5위 생산국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같은 성장으로 IISI에서 국내 업체들은 전체 의결권 74표 가운데 포철이 3표, 인천제철과 동국제강이 각 1표, 강원산업 한국중공업 삼미특수강 등 단체 정회원 1표 등 총 6표의 의결권을 보유, 미국(12) 일본(11) 브라질(7)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김회장의 피선으로 그동안의 성장에 걸맞은 목소리를 내게 됐으며, 포철도 생산규모나 기술, 경영능력면에서 미국 일본등 선진 철강업체와 동등한 수준에 와 있음을 인정받은 셈이 됐다.
특히 포철은 IISI회장단 회사로서 97년 IISI 회장단회의와 스테인레스스틸포럼 창립총회, 동남아철강협회 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고 2001년 IISI총회를 유치할 계획이어서 대내외 이미지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동시에 IISI 정회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인천제철 동국제강 강원산업 한국중공업 삼미특수강 등 나머지 업체들도 국제무대에서의 활동폭이 자연스레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회장의 이번 피선은 또 철강후발국의 입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회장은 IISI회장직에 있는 동안 제품수명분석(LCA)프로젝트와 자동차용 초경량 차체개발프로젝트 등은 물론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국가의 회원가입을 늘리고 ▲동구권 국가까지 문호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김회장이 지난 2년간 IISI부회장을 맡으며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한 것 등이 이번 선임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총회에서 부회장에는 이마이 다카시(금 정경) 일본 신일본제철 사장, 프란시스 메르 프랑스 유지노사실로 회장, 토마스 어셔 미국 USX 회장 등 3명이 선임됐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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