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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중기 무역사기로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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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중기 무역사기로 “이중고”

입력
1996.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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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월 60건 피해… 작년 2배 달해/요구서류 누락하거나 신용장 오자 등/사소한 실수로 대금 못받는 사례 잦아/“서류 철저검토·신용도 사전 파악해야”최근 불황으로 중소기업들이 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제적인 무역거래에서 사기를 당하거나 사소한 실수로 대금을 못받는 사례가 빈번해 업체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30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이 불황타개를 위해 수출에 적극 나서고 수출선 다변화에도 힘을 쏟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철저한 준비를 하지않아 무역사기를 당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올들어 관계기관에 접수된 무역사기 신고는 월평균 60건씩으로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어났다.

미국과 동남아에 항생제원료를 수출하던 K사의 경우 올들어 주문이 줄어들자 유럽에 진출키로 하고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6월 독일 함부르크 소재 J사와 10만달러어치의 수출계약을 하고 7월말 물건을 선적했다. K사는 당연히 물품대금을 받기 위해 J사측과 신용장을 개설한 은행을 찾았으나 지급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대금지급 거절사유는 신용장의 서류가 잘못됐다는 것. J사는 한국의 상공회의소가 발행하는 원산지증명 서류를 요구했으나 K사는 종전 다른나라 기업들과 거래하던 관례대로 세관이 발행하는 증명서를 첨부했기 때문이다.

독일 J사는 『문제는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며 『더욱이 물건을 받아보니 품질이 나빠 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잡아뗐다.

K사의 관계자는 『너무나 어이가 없다. 최초 거래라서 그 어느 때보다도 품질에 신경을 써서 보냈는데 엉뚱한 트집을 잡고 있다』며 『현재 대한상사중재원을 통해 국제법적으로 해결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으나 이같은 사건이 해결되는데 수년씩 걸리기 마련이어서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올들어 인도에 처음 진출한 산업기계류 제작업체 Y사는 신용장의 오자를 이유로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8월초 인도 L사에 기계류 15만달러어치를 선적했으나 인도측 은행이 신용장의 주소가 다르다며 대금지급을 거절했다. 강남(KangNam)의 마지막 철자인 M자를 N자로(KangNan) 잘못 썼던 것.

대한상사중재원 클레임처리부 이주원 위원은 『상대방은행이 사소한 것을 문제삼아 대금지급을 거절하는 경우는 대부분 상대 회사가 사기를 치기로 마음먹고 은행에 결제하지 않겠다고 할 때』라며 『K사의 경우는 미리 신용장 견본을 꼼꼼히 읽어보고 상대방이 요구한 서류(상의발행 원산지증명)가 없을 경우 다른 것으로 대체하겠다고 미리 통지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중재원측은 특히 ▲수출과 관련된 서류는 트집잡히지 않도록 오자와 탈자까지 세심히 검토할 것 ▲수출계약을 추진할 때 국제적인 신용조사기관을 통해 상대방 기업의 신용도를 반드시 파악할 것 ▲일부 불량품을 근거로 대금지급을 거절하지 않도록 불량률 감소에 노력할 것 등을 조언했다.<박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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