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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감원신드롬」 치료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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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감원신드롬」 치료 비상

입력
1996.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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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동요로 제품질 저하·사업추진 장애 등 우려/“명퇴 없다” 공식발표·신규인력 채용 공격경영 나서『추석연휴 걱정없이 잘 보내고 오십시오』. 인력난이 심각한 주요 공단 입주업체 대표들의 인사말이 아니다. 최근 불황으로 긴축·감량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대기업 경영진들의 당부이다.

경비절감 등 「경쟁력 10% 높이기운동」에 본격 나선 재계는 일부 그룹의 명예퇴직에 따른 「감원신드롬」이 확산되면서 임직원이 동요하고 있다고 판단, 이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대책마련에 나섰다.

재계는 불황을 맞아 위기의식을 갖는 것은 필요하지만 임직원들의 불안감이 계속될 경우 제품의 불량률이 높아질 수 있고, 적극적인 사업추진에 장애가 될 수 있으며, 신입사원채용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재계는 이에따라 명예퇴직제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사내방송이나 부서장회의를 통해 공식적으로 밝히거나 한발 나아가 사업조직의 확대개편, 신규인력의 대규모 채용 등 과감한 공격경영을 펼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감원 등은 경비를 절감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크다』며 『불황일수록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면서 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최근 구본무 회장이 사장단회의에서 『감원과 상여금반납은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등 생산성 향상에 장애가 될 우려가 있다』며 임기응변책 대신 사업구조합리화 인력재배치 등을 주문했다.

삼성그룹도 이건희 회장이 비서실팀에 『평생직장의 삼성이 명예퇴직제가 무슨 얘기냐』며 명퇴제실시 불가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관계자는 이와 관련, 『명예퇴직제는 단기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경비효율을 높이고 경쟁력있는 분야로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의 중장기대책을 강구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선경그룹은 선경인더스트리의 대규모 명예퇴직 여파가 계열사로 확산되자 『선경인더스트리의 특수상황』이라며 내부단속을 하고 있다. 임원들의 대규모 명예퇴직설이 나돈 (주)선경은 『인력재배치차원에서 소폭의 임원감축을 검토하고 있으나 결정한 바 없다』는 입장이며, 사장이 내부적으로 『대규모 명퇴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사원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 섬유가 주업종인 삼양사는 직원들의 사기등을 감안해 절대 감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라그룹도 박성석 기조실장주재로 사장단회의를 열고 명예퇴직제 등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등의 회사방침을 모든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알리도록 했다.

수년째 계속되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도 오히려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다. LG건설 (주)한화 동성종합건설 경남기업 등은 장기인력계획에 따라 예년보다 많은 100∼200여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의 도산은 유통 등 다른 부문으로의 무리한 사업확장 때문』이라며 『내년도 시장개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취약부문의 조직을 강화하고 전문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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