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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출입국 스탬프/최성자 생활부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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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출입국 스탬프/최성자 생활부장(메아리)

입력
1996.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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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은 휴가철과 연휴만 되면 심한 몸살을 앓는다. 단체손님이 청사 안에 가득 들어차서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는 모습은 시장판과 다름없다. 연휴만 있으면 언제나 썰물처럼 사람들이 빠져나간다.출국 확인을 하는 사람들은 길게 줄을 서서 확인 도장을 받는다. 언제 출국하고 언제 입국했는지 도장만 보면 알 수 있다. 외국에선 여권이 신분증이 된다. 대한민국 국민이 확실하니 필요하면 도와달라는 글귀가 쓰여져있다.

외국여행이 잦다보니 방문한 나라에서 찍어온 출입국 도장이 여권에 촘촘한 사람도 많다. 비자까지 받은 사람은 한면 가득히 스티커가 붙어있다. 나라마다 스탬프 도안이 다르다. 네모와 원 그리고 타원 형태가 아름답다.

글자도 선명하다. 어느 나라에 언제 출입했는지 잘 알 수 있다. 독특한 서명이 들어있기도 하다. 두고 두고 볼 때마다 기념이 될 것이다.

그러나 김포공항에서 찍어준 스탬프는 작은 크기에 도안이 좋아보이지 않는다. 큼직하면서 아름답게 찍힌 외국 스탬프와 비교된다. 글자를 알아 보기도 힘들다. 잉크가 번져있기 때문이다. 외국공항에서 찍은 스탬프의 잉크가 번져있는 것은 드물다. 김포공항에서 찍은 것은 대부분 번져있다.

그러한 스탬프는 외국인 방문객의 여권에도 찍힌다. 한국에 들어오는 첫 기념이 되는 셈이다. 그 기념이 볼품없는 도안과 번지는 모습으로 오래 남아있을 것을 생각하면 부끄럽다.

참으로 사소한 이야기다. 김포공항의 도장 하나가 우리의 국력이나 기술력 그리고 문화수준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사소하다고 언제까지 그냥 넘길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일하는 분들은 공항 청사처럼 격무에 시달릴 것이지만 사소한 문제에도 세심히 마음쓰는 일이 필요하다. 흔히 깔끔하지 않은 마무리가 국산품의 폐단이라고 지적된다. 국제공항에서 무심히 찍은 도장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그런 첫인상이 찍혀질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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