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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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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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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기분이 채 가시지 않은 것 같은데 연휴가 닥쳤다. 올해 추석 연휴는 지난해보다 하루가 더 많은 4일이다. 법정 휴일은 3일이지만 징검다리로 끼여있는 토요일이나 월요일을 보태 5∼6일이나 1주일을 놀아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도 생산현장에서는 연월차 휴가를 해서 아예 1주일을 놀려버리는 곳이 많다고 한다. ◆1년을 돌이켜 보면 법정 공휴일은 67일 내외지만 연휴가 적당한 간격으로 끼여있어서 대략 석달에 한번 정도는 3∼4일짜리 휴가를 즐길 수 있게돼있다. 올해는 2월18일부터 사흘간이 설연휴였고 추석이 9월26일부터 나흘간, 신정연휴가 12월31일부터 사흘간이다. 여기다가 여름휴가가 있으니 일에 지치지 않고 쉬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들뜬 기분이 가라앉을만하면 연휴가 닥치고 일이 손에 잡힐만하면 또 노는 날이 겹쳐 도무지 일하는 분위기가 잡히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소리도 만만치 않다. 사흘이상 연휴말고도 이틀짜리 연휴가 심심찮게 있고 요즘은 토요격주휴무를 하는 곳도 많아 노는 데서만은 선진국 부럽지 않게 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가 노는 데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은 88올림픽 이후 6공때부터다. 단군이래 호황이라던 그때 한 3년 반짝했던 호경기를 기화로 놀고 먹고 행사치르는데 국가적인 심혈을 쏟아 너나 할 것 없이 국민 모두가 허리띠를 풀고 샴페인을 터뜨려 흥청망청하던 것이 이제는 고치기 어려운 버릇이 됐다. ◆놀던 연휴를 다시 줄일 수도 없고 한번 맛들인 해외여행을 안갈 수도 없고 값싸고 질좋은 외제를 눈앞에 두고 안 사 쓸 수도 없게 됐다. 한번 터진 물꼬를 다시 막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지금은 그럴 형편도 못되는데 고칠 수 없는 버릇 때문에 모두들 고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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