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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업 인터넷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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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업 인터넷 몰린다

입력
1996.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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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TV 통신판매 능가하는 새 사업수단”/자동차·음식·뉴스정보 등 망라… 2000년 66억불규모 전망「인터넷으로 돈을 벌어라」 인터넷이 상거래와 대금결제의 주요수단이 되면서 미국의 기업들이 인터넷을 활용한 사업에 몰려들고 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인터넷 상거래는 전문하이테크 업체의 고유영역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들어 대기업들이 이 분야에 잇달아 진출하면서 이제는 우편이나 케이블TV를 통한 판매를 능가하는 사업수단이 되고 있다. 전화선과 컴퓨터 모뎀으로 형성된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돈과 상품이 거래되는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피터 엘리스씨는 5년전에 불어닥친 불황으로 사업에 실패했다. 그는 1,500만 달러의 손해를 보고나서 16개나 되는 자동차 딜러망을 팔아넘겨야 했다. 그러나 올 1월 재기에 성공했다. 엘리스씨가 다시 손을 댄 업종도 자동차 판매였지만 수단은 종전과 달랐다. 그는 인터넷에 자동차 딜러 사이트를 만들어 가입자에게 한달에 250∼1,500달러씩 받았다. 사업 첫해인 올해 65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스턴에 있는 포레스트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내 인터넷 상거래 물량은 5억4,300만 달러였고 올해는 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미국내 상거래 총규모 7조3,000억 달러와 비교하면 0.01%에도 못미치는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포레스트연구소는 앞으로 인터넷 거래는 급격히 증가, 2000년에는 6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실리콘 밸리에서 사업하고 있는 제리 카플란씨는 올들어 인터넷을 통해 일주일에 두번씩 물건을 경매에 부치는 장사를 했다. 한번에 평균 44만5,000 달러짜리 물건을 경매에 부쳐 12월까지 인터넷 경매장에서 거래가 이뤄질 금액은 모두 4,5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경매에서 낙찰된 금액의 10∼20%를 마진으로 챙긴 그는 인터넷을 통해 백만장자가 된 또다른 케이스다.

인터넷 상거래 혹은 인터넷 쇼핑은 상점에 직접 가서 물건을 사는 것에 비해 여러가지 이점이 있다. 컴퓨터와 모뎀 장치만 있으면 비행기에서 자동차 티켓 사무용품, 컴퓨터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어떤 물건이라도 살 수 있다.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아무리 멀어도 상관없다. 또 한밤중이나 휴일에도 컴퓨터를 켜 온라인을 하면 사고 싶은 물건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이 가게에서 저 가게로 이동하는 데 힘들일 필요도 없이 마우스만 작동하면 된다. 이것 저것 구경만 하고 사지 않아도 눈총받을 일이 없다.

판매자 쪽에서도 길거리의 일반 점포와는 다른 고객을 상대해야 한다. 인터넷을 만질 줄 아는, 조금은 교육수준이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보이지 않는 다수의 고객, 즉 특정지역이나 계층이 아닌 컴퓨터 화면을 열어놓고 있는 누군가를 상대로 영업을 해야 한다.

인터넷 영업에는 사이버캐시 넷스케이프 퍼스트버추얼 디지캐시 등 전문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카드회사인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도 IBM, 제너럴 일렉트릭(GE), 넷스케이프 등과 제휴관계를 맺고 인터넷 상거래에 참여했다. 카드회사는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대금을 카드로 결제해주는 시스템을 개발, 카드판매와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인터넷 상거래의 선구자는 사이버캐시사. 이 회사는 지난해 처음으로 비자·아멕스·마스터카드 등 각종 카드를 접속하는 전자지갑 프로그램(Cybercash Wallet)을 개발, 고객에게 접근했다. 사이버캐시는 은행과 카드회사를 고객과 연결하며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 뉴스와 정보, 인쇄물 등 지식상품은 물론, 의복 음식 소프트웨어까지 팔고 있다. 올해 매출액은 100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내년에는 2,500만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뉴욕 증권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인터넷 거래가 미국에서 시작된 것은 불과 2년 밖에 되지 않는다. 또 상거래를 위해 개설된 25만개나 되는 웹사이트의 대부분도 개설된 지 1년이 넘지 않는다.

따라서 인터넷 상거래를 튼 업체의 30% 정도만 이문을 남겼을 뿐 대개가 아직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조사기관인 오디세이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미국가정의 7%만이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도 인터넷 상거래 혹은 웹마트(Web―Mart)는 실험중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이 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지대하다. 포레스트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16개 조사대상 업체의 절반이 인터넷으로 사업거래를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인터넷은 새로운 기업과 새로운 시장,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고 있다. 가상 공간이 현실세계의 시장형태를 새롭게 변모시키고 있는 것이다.

◎전자결제 방식이란/컴퓨터화면서 구매 “승인”하면 은행서 대금수령/우편결제보다 3∼4개 과정 생략돼 요금도 아껴

인터넷 상거래가 활성화하면서 컴퓨터 온라인으로 대금을 지불하는 전자 결제도 활발하다. 미국에서 각종 요금과 세금은 물론 우편 판매의 경우 우편 결제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최신 기술로 개발된 전자결제방식은 우편 결제보다 처리과정이 간단하고 신속한 장점이 있다.

우편 판매방식으로 대금을 결제할 때는 우선 판매자가 물건 대금이 얼마인가 하는 내용을 적은 청구서를 구매자에게 우편으로 송달한다. 구매자는 청구액수가 정확한지 확인한 후 개인수표(check)를 끊어 우편으로 판매자에게 보낸다. 개인수표를 받은 판매자는 장부와 대조해서 맞으면 은행에 지급요청을 하고 개인수표 발행은행이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한다. 은행은 한달에 한번씩 고객에게 얼마나 지출했는지를 자세히 적은 정산서를 보내준다.

이에 비해 전자결제를 할 때는 구매자가 컴퓨터 온라인에 떠오른 청구서에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마우스를 작동하기만 하면 된다. 판매자측에서는 구매자가 승인한 금액을 은행에 요청하고, 은행이 그 금액만큼 지급함으로써 결제가 끝난다. 여기서도 은행은 한달에 한번씩 고객에게 월말정산서를 송달한다.

우편 결제는 6∼7번의 단위과정이 필요한데 반해 전자결제방식은 3∼4개의 과정이면 되고, 우편물을 보낼 때 드는 요금과 관련 서류를 절약할 수 있다.

◎인터뷰/전자결제 선구 사이버캐시사 멜튼 사장/“데이터 잠금장치 채택 자금거래 안전/2005년 카드거래 절반 인터넷 통할 것”

출범한 지 2년 밖에 되지 않지만 전자대금결제 분야의 선두업체로 부상하고 있는 사이버캐시사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윌리엄 멜튼 사장(53)은 아이디어로 성공한 대표적인 벤처캐피털리스트다. 뉴욕 증권가에서도 멜튼사장을 혁신적이고 비전있는 인물로 꼽고 있다.

사이버 머니 분야의 선구자답게 멜튼사장은 인터넷 상거래의 미래를 밝게 보았다.

『94년말 현재 3,700만명이던 인터넷 가입자가 97년말에는 1억2,8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인터넷 상거래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05년에는 인터넷 거래 건수가 170억 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보고서도 있습니다. 이 때가 되면 신용카드 거래의 절반이 인터넷으로 거래될 것입니다』

그는 『인터넷이 사용자에게 새로운 형태의 시장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상품과 서비스, 정보가 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통해 좋은 옷감은 물론 잡지 음식물 연구보고서를 마음껏 구입할 수 있어요. 10달러 이하의 물건을 살 때도 25센트만 더 내면 물건을 배달하고 있습니다』

멜튼 사장은 『인터넷 쇼핑은 쇼핑센터가 바로 컴퓨터 화면 앞에 있기 때문에 시간과 거리에 상관없이 물건을 고를 수 있다』면서 『전화나 카탈로그로 주문하는 방식보다 인터넷 주문이 훨씬 편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 연방정부가 인터넷 상거래에 세금을 부과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데 대해 『아직 논란이 있지만 우편이나 전화주문과 같이 주간 경계를 넘는 거래의 과세 문제와 동시에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멜튼 사장은 『RSA 데이터 잠금장치라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개발했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자금을 거래해도 안전하다』면서 『인터넷으로 크레디트 카드는 물론 가계수표, 동전까지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으므로 개인과 개인, 기업과 기업간의 거래가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뉴욕=김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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