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차례는 고사하고 끼니때우기도 어렵다」 「밤엔 바닥 냉기로 잠을 이룰 수 없다」 「다가오는 겨울이 무섭기만 하다」 지난번 갑작스런 홍수로 집을 잃은 채 아직도 합동수용시설에 남아 있는 연천·문산·철원수재민들의 하소연이다. ◆오늘로 이 지역이 수해를 입은 지 만 2개월이 된다. 1백여명의 인명피해, 3천억원의 재산손실을 입은 채 아직도 복구에 힘을 쏟고 있는 이 지역 주민들에겐 「명절」이란 말이 오히려 사치스럽기만 하다. 그동안 전기·전화·수도 등 기본시설은 복구되었다지만 삶의 터전(집)은 전체의 20%도 채 복구되지 않고 있다. ◆연천·문산의 경우 피해가옥 1천10개동 가운데 지금까지 17%(1백80개동)가 복구되었고, 철원지역은 4백70개동중 2%인 7개동만이 복구됐다. 그나마 나머지중 60여%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으로 짧은 가을햇볕이 아쉽기만 한 요즘이다. 이중 더욱 안타까운 사람들은 1천여가구 3천8백여명의 집이없거나 무허가주택 소유자들이다. ◆지난 두달동안의 고통을 되씹는 피해주민들의 불만은 여전히 미숙한 행정과 부실에 있다. 가옥파손 상태판정에 관계 공무원마다, 기관마다, 지역마다 기준이 다르고, 피해보상액이 결정은 되었지만 아직 10%정도 밖에 지급되지 않아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계속되는 주민반발에 중앙은 지방에, 지방은 중앙에 책임을 떠넘기는 폐단도 달라진게 없다. ◆이윽고 지난주 집단임시수용시설의 주민들이 당국에 대책을 호소했는데 그 답은 『우선 겨울을 보내기 위해 「컨테이너 박스」를 준비하겠다』는 것이었다. 추석연휴의 해외여행러시, 관광지 호텔예약 만원, 콘도다례(차례) 확산 등은 모두 이들에겐 먼 나라 얘기들이다. 하지만 더 아쉬운 것은 이젠 아무도 마음조차 두어주지 않는 무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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