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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패 사정의 칼 또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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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패 사정의 칼 또 빼들었다

입력
1996.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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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기업 무기밀매 법조계도 연루 충격/스칼파로 이 대통령 “국가기관 훼손 불용”오스카르 스칼파로 이탈리아 대통령이 22일 이탈리아 국영기업체는 물론 법조계까지 만연한 부패에 대해 또 다시 「전쟁」을 선포했다.

스칼파로 대통령은 이날 『사정기관에서부터 국영기업에 이르기까지 국가주요 기관들의 기반이 침식됐다』고 개탄한 뒤 『돈에 굶주린 자들이 국가기관을 이런 식으로 훼손시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부패척결을 강조했다.

대통령이 이처럼 분개한 것은 「마니풀리테(깨끗한 손)」운동까지 펼치며 부패 근절에 나섰지만 또 다시 엄청난 정경유착 사례가 발견되어 이탈리아가 여전히 「탄젠토폴리(뇌물왕국)」임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적발된 부패사례는 90년대 초 이탈리아 방위산업체들이 시칠리아섬 마피아와 결탁, 보스니아는 물론 이라크에까지 무기를 불법 밀매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라 스페지아라는 북서부 항구도시의 젊은 검사들이 도난 고급승용차들을 중동지역에 밀매한 범죄조직을 다그치는 과정에서 적발됐다.

국영 군수업체 오토 멜라라사의 피에르 프란체스코 과르과글리니 사장과 재계에 폭넓은 영향력을 행사해오던 은행가 파치니 바타글리아가 금수지역 무기밀매에 연루됐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또 치안판사 등 사정기관들은 이들이 무기를 밀매했다는 증거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소를 하지 않은 것도 드러났다.

그러나 아무리 대통령이 나서도 정경유착의 부패고리가 단시일내에 끊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정치인들은 엄청난 뇌물을 받고 사정기관은 슬며시 눈을 감고 있다』라는 루치아노 비올란테 하원의장의 푸념은 이탈리아의 부패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 것인지를 짐작케 한다.<조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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