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수색작전땐 같이 이동 밤 매복땐 은신/감지 쉬운 담배피워 자포자기 상태 입증22일 사살된 함장 정용구와 안내원 김윤호의 유류품은 고통과 공포뿐인 공비들의 산 생활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우선 유류품 가운데 야전삽이 없고 옷에도 흙이 그다지 많이 묻어있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이들 2명의 공비는 비트를 파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공비들의 「낮 비트 은거―밤 이동」에 대응한 우리군의 「낮 수색―밤 매복」작전을 역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비들은 야간에는 군이 수색보다 매복에 주력한다는 점을 역이용, 비트를 구축하지 않고 국군들과 함께 바위 밑, 수풀 속, 나무 아래 등에 머무르며 휴식을 취하는 대신 군이 수색을 위해 움직이는 주간에는 같이 산 속 이곳 저곳으로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우리 군이 22일 밤 처음으로 조명탄까지 동원, 「소란」을 피운 것은 공비들의 이같은 전술을 인지하고, 「밤에도 포위망을 압박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유류품으로 보아 공비들은 자포자기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정용구는 18일 강릉시 강동면 임곡리 농가에서 거동수상자가 훔쳐갔다고 신고한 담배와 성냥을 갖고 있었는데, 담배 9개비 중 5개비는 없어진 상태였다. 담배 불과 냄새는 멀리에서도 감지가 가능해 산악전투에서는 절대 금물인데도 이를 잘 아는 정용구가 담배를 피운 것은 「목숨」에 그다지 집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시사해준다.
정용구에게서 나온 19개의 옥수수는 18일 피살된 11명의 사체 옆에서 발견된 머루 다래와 함께 이들이 잠수함에서 비상식량을 갖지 않은 채 탈출했음을 말해준다. 특히 이들이 상륙한 후 잠수함 속에서 빵과 음료수가 많이 발견됐다는 점은 이들이 장기전을 예상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따라서 이들이 식량문제로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이은호 기자>이은호>
◎군견 70마리 수색 전초대 역할/냄새 추적 노획물 찾고 공비 사살 “한몫”
이번 무장공비소탕작전에 군견도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
이번에 투입된 군견은 70여마리. 공비들이 떨어뜨린 실탄이나 수류탄을 찾아내고 발자취와 체취를 따라가는 등 공비추적의 전초대 노릇을 하고 있다.
군견은 공비 노획물의 냄새를 미리 맡아 수색현장에서 비슷한 냄새를 추적한다. 군견을 지휘하는 군견병도 일반 수색대와 함께 중무장을 하고 방탄조끼를 입고 최전방에 나선다.
이번 작전에서 군견이 올린 전과는 공비의 노획물을 찾아낸 것은 물론 단경골과 칠성산에서 공비를 사살하는데 한몫 단단히 했다고 군관계자는 밝혔다. 군견은 군견병이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하는 「충복」으로 생후 1년정도의 군견을 1년가량 훈련시켜 작전현장에 투입한다.
훈련은 주로 냄새 추적. 훈련병이 화약 부스러기를 천조각에 묻혀 감춰놓고 그 곳을 찾아내는 훈련을 반복한다. 이외에 장애물뛰어넘기, 물어뜯기, 군견병에 대한 복종훈련 등 「하나의 살아있는 무기」로 태어나기 위해 다양한 훈련이 실시된다.
이에따라 군견은 주인 군견병의 손짓 발짓은 물론 목소리만 들어도 복종한다. 군견병이 30개월정도 근무한뒤 전역하기 때문에 군견은 셰퍼드가 대부분이다. 진돗개는 머리가 셰퍼드보다 좋아 더 효율적인 「수색병」이긴 하나 죽을때까지 한 주인만 섬기기 때문에 군견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강릉=특별취재반>강릉=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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