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롱「수수께끼 변주곡」로 28년만에 무대 복귀/벨몽도자신 인수한 극단 첫 작품 주연으로70년대 프랑스은막의 라이벌이었던 노장배우 알랭 들롱과 장 폴 벨몽도가 올 가을 연극에 동시출연, 오랜만에 무대 대결을 한다. 특히 알랭 들롱의 경우 68년 이후 28년만에 연극무대에 복귀하는 것이어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들롱은 이 달 24일 막이 오르는 극단 마리니의 「수수께끼 변주곡」(에릭―에마뉘엘 슈미트 원작), 벨몽도는 최근 자신이 인수한 극단 바리에테의 「경계」(조르주 페도 원작)에 한 달 후인 10월 24일부터 주인공으로 출연, 숙명의 인기경쟁을 벌이게 됐다. 프랑스의 경우 연극공연은 보통 가을에 시작, 이듬해 상반기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이들의 대결은 내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영화계에서 70년대 전성기 이후 똑같이 사양길을 걸어온 두 스타는 연극무대를 통해 「노병은 죽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과거의 맞수와 다시 부닥치게 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들롱은 근래 영화출연을 거의 하지 않는 등 연예계 활동을 줄여오다 오랜만에 연극무대에 얼굴을 보이며, 벨몽도는 꾸준히 영화에 출연하면서 91년부터 연극쪽에도 발을 들여놓았으나 별로 호평을 받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최근 자신이 인수한 극단무대에 처음 오르는 것이어서 두 사람이 부담을 느끼는 정도는 비슷하다.
이같은 라이벌대결에 대해 들롱은 『벨몽도가 이번 시즌 연극에 출연한다는 사실을 신문보도를 통해 처음 알았다』며 『은막에서 그와의 연기대결은 100m경주처럼 그때 그때 승부가 엇갈렸으나 이제부터는 손을 잡고 나란히 골인하는 마라톤경주가 될 것』이라고 경쟁설을 일축했다.양 극단은 70년대 은막에서의 경쟁관계가 20년만에 무대에서 다시 벌어진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시즌에는 지난 20여년간 샹송계의 톱스타 자리를 지켜온 미셸 사르두까지 처음 연극배우로 데뷔, 파리의 연극계는 『전례없는 빅 시즌』이라며 흥분하고 있다. 사르두는 지난 17일 테아트르 드 파리에서 개봉된 노엘 카워드 원작의 연극 「바카델(유희)」에 출연하고 있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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