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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여성 「스토커」 프라이스클럽 김은정양(프런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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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여성 「스토커」 프라이스클럽 김은정양(프런티어)

입력
1996.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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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번 옷갈아입는 “억순이”/매장 물품정리… 0.8톤 짐 운반 “땀으로 범벅”「(상오 7시) 1층 잡화매장에 재고와 신상품 목록 확인, 사무실에서 전날 매출액 및 가격변동 확인과 물품 추가발주, (상오 8시) 매장에 신상품 배치공간 마련과 창고에서 지게차로 물품이송, (상오 9시) 물품 운반 및 배치와 매장정리 등…(상오 10시) 개장」

창고형 할인점 프라이스 클럽의 스토커 김은정양(20)은 땀으로 흠뻑 젖은 옷을 하루에 3번 갈아 입는다. 첫번째는 개장직전인 상오 9시50분께. 두번째는 점심식사후 매장 중간점검후, 그리고 고객들이 빠져 나간 매장을 최종 마무리 정리하고 귀가직전. 김양은 힘센 남성들만의 직종으로 통하는 할인점 스토커로 매장 물품정리역을 맡은 지 내달로 꼭 만 3개월이 된다.

「그저 재미있을 것」같다는 막연한 호기심에 2년정도 몸담았던 계산원직을 박차고 자원, 용감히 매장에 뛰어든 김양은 국내 유통업계에선 최초로 여성 스토커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의 임무는 150평 창고에서 하루 0.8톤 분량의 잡화제품을 나르고 쌓고 정리하는 일.

힘겨운 작업강도때문에 한때 몸살을 앓기도 한 김양은 『처음엔 지게차를 이용해 물품을 운반하는 것도 겁났고 이를 맨몸으로 나르다보니 체중이 5㎏이나 빠졌다』며 『하지만 매장의 상품정리와 배치는 여성적 감성의 손길이 닿아야 더 튈 것이라고 생각해 열심히 일했고 매일 개장에 앞서 반듯이 정리된 매장을 바라보는 만족감은 「최고」』라고 강조했다. 김양이 맡고 있는 곳은 넥타이부터 셔츠 속옷 비디오 테이프 각종 책 등이 산재한 잡화매장.

여상 3년 당시 졸업 6개월 전에 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프라이스 클럽 창설멤버로 입사한 김양은 화려한 백화점보다는 창고형 할인점을 선호한다. 『백화점은 가격도 비싸지만 너무 메마른 느낌에 정감이 가지 않아요』라는 김양은 창고형 할인점의 탁트이고 생동감 넘치는 유통공간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회식때면 그룹 「터보」의 빠른 노래를 줄줄이 읊어대는 김양은 프라이스 클럽에서 최초의 여성 점장이 되길 꿈꾸는 당찬 신세대 여성이기도 하다.

월세에서 최근 전세로 옮겨 월급 60만원중 40만원을 적금한다는 김양은 『앞으로 저같이 스톡커직을 원하는 후배 신세대 여성사원들이 더욱 늘 것을 생각하면 어깨가 무겁다』며 『벌써 여성후배 4명이 스톡커직을 자원하고 나서 선배된 입장에서 더욱 분발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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