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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의 보고” 유망 중기 대거 몰린다/취업엑스포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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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의 보고” 유망 중기 대거 몰린다/취업엑스포96

입력
1996.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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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사와 일간스포츠가 주최하는 「취업엑스포96」에 유망 중소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상반기부터 불어닥친 불황과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들이 인재조달창구를 찾았기 때문이다. 대기업처럼 막대한 비용을 들여 광고할 수도 없고 취업희망자에게 자기 회사를 제대로 알릴 기회조차 적은 이들에게는 취업엑스포가 단비였다.◎폭발적 인기의 「취업창구」/편리·효율적인 구인망 “자금난속 단비”/개막후 190개 기업 새로 참가 열기 확산

1만7,000여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2일 개막된 이번 행사에는 개막후 190개 기업들이 새로 참가를 신청했는데 이중 나산 동양SHL 대우전자 등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중소기업들이다. 중소기업은 온라인 박람회에 참가함으로써 취업희망자와 곧바로 연결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편리하고 효율적인 구인망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및 관련부품 생산업체인 (주)명제(대표 박동명)는 네트워크 유통사업 통신판매 회계 등의 인력을 구하고 있다. 김대식관리부장은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200% 늘어난 250억원으로 잡았기 때문에 조건에 맞는 구직자가 있다면 모두 뽑겠다』고 말했다. 중부산업단지 관리공단(구미)에 위치한 신성기업(대표 박윤제)은 전자제품 핵심소재인 PCB원판을 생산 수출하는 전문업체로 전자산업을 이끌어갈 젊은 인재를 찾고 있다.

마산에 본사를 둔 무학주조(대표 최재호)는 영업 연구 전산개발직 등 20여명의 직원을 뽑기 위해 취업엑스포에 동참했다. 인사담당자는 『지방업체라는 제약 때문에 전국에서 인재를 채용할 기회가 없었는데 온라인으로 적합한 사람을 찾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전산시스템 전문회사 기린시스템(대표 이종찬)은 『파라다이스호텔 등에 대규모 전산시스템을 구축할 부산지사에서 함께 일할 부산 경남지역의 참신하고 패기있는 인재를 모신다』고 채용공고를 올려 놓았다.

육상선수 벤 존슨의 약물복용사건이 있었던 88올림픽 당시 질량분석기등 약물 분석기기와 기술지원을 담당해 유명해진 전문분석기술 용역회사 영인과학(대표 조영호)은 3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덕희 인사부장은 『기술 연구 영업 생산직에 진취적인 대졸이상(일부사무직은 여상졸도 가능)의 사원을 찾고 있다』며 『대졸기준 연봉이 1,350만원으로 중소기업으로는 괜찮은 대우』라고 강조했다.

컴퓨터 및 모니터 등 전자부품을 생산 수출하는 범아하네스(대표 이창순)는 「신바람나는 일터를 만들어나갈 성실한 인재」를 찾고 있다. 국제 항공화물운송 및 운송정보제공 전문업체인 (주)에어비즈니스(대표 장경한)는 마케팅과 정보업무 해외근무요원 등을 뽑는다.

취업정보전문회사 스태프 황보용 사장은 『중소기업은 채용인원이 적고 시간이 촉박한 경우가 많아 비용면에서 경제적인 온라인구인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채용계획을 세워 수시채용 기업홍보 등 온라인의 장점을 살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전국제 기자>

◎어떤 인재가 오나/토익·토플 고득점자 등 우수인력 지원 러시/2,858명 무작위 추출 학점 3.5이상 40%나

온라인 「취업엑스포96」에 우수인력이 몰려들어 이 행사가 국내 기업들을 위한 「인재의 뱅크」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주관사인 PC통신 유니텔이 취업엑스포에 참여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대졸 취업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토익 토플 고득점자가 절반을 넘는 등 우수한 인재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니텔이 입사지원자중 1,200명을 표본추출, 새로운 종합영어구사능력 평가수단으로 각광받는 토익점수를 분석한 결과 700점이상의 고득점자가 565명을 차지했다. 영어로 적절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수준인 730점이상은 309명이며 삼성 등 대기업에서 승진때 토익시험을 면제받는 860점이상도 120명이었다. 모국어 수준의 영어구사자로 볼 수 있는 890점이상도 56명이나 됐다. 최고점수를 기록한 지원자는 한국외국어대 심영호씨(신문방송학 4.27)와 경주대 김은국씨(관광영어 4.25)로 990점 만점에 960점이었다. 토플의 경우 점수를 제출한 55명중 550점이상의 고득점자가 절반이 넘는 29명이었다.

영국에 9개월간 어학연수를 다녀왔다는 최고득점자 심씨는 『취업엑스포는 정보화의 혜택을 실생활에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뜻깊은 행사』라며 『언론방송분야에 진출해 꿈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전체 지원자중 2,858명의 학점을 무작위로 추출해 4.5만점으로 환산한 학점 분포도에서도 40%인 1,143명이 3.5를 넘는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4.1이상의 고학점자도 5%에 육박하는 136명이었다.

유능한 인력을 한발 앞서 뽑으려는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손길도 바빠지고 있다. 한 통신회사 인사담당자는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고르기 위해 매일 지원자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온라인 취업엑스포에 추가로 참가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다음주중 구인관련 자료를 올리기로 함에 따라 이번 행사는 더욱 열기를 띨 것이다.<박승룡 기자>

◎대졸예정자들 반응/“불경기속 획기적 행사” 환영/자유게시판에 학교·학과 자랑도 쇄도

「감량경영」 「명예퇴직」 「대폭감원」…. 삭막한 용어들이 신문을 장식하는 불경기 속에서 개막한 취업엑스포96이 대학가에서 큰 환영을 받고 있다. 졸업예정자들은 이 회사 저 회사를 찾아다니지 않고 학업에 전념하며 자기소개서를 간편하게 제출하고 원하는 기업 모두에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이번 행사에 적극 참가하고 있다.

PC통신 유니텔에 개설된 취업엑스포96의 「지원하며 한마디」 「우리학교/학과소개」 「취업정보 나눔터」 「취업관련 Q&A」 「운영자에게」 코너 등 자유게시판에는 취업정보를 교환하고 자랑거리를 담는 등 대학졸업 예정자들이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우리학교/학과소개」에는 세련된 문구로 소속학교와 학과를 자랑하는 48건의 글이 올라 있다. 이중 특이한 학과에 다니는 학생들의 학과소개가 눈길을 끈다. 임종수씨(ID 음악지기)는 『전자관련학과만도 9개에 이르는 명실상부한 한국의 전자메카로 자리매김한 광운대학교를 주목하라』고 썼다. 숙명여대 이정숙씨(지우미)는 문헌정보과를 『많은 매체에 담긴 헤아릴 수 없는 정보를 적시에 적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학과』라고 홍보했다. 연세대 황수진씨(예쁜황소)는 주거환경학과를 소개하며 『저희과는 다른 학교에 없는 희귀한 학문이기 때문에 입사공고에 포함되지 않아 실망할 때가 많다』며 『회사 인사담당자들이 주거환경학과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썼다.

251건의 의견이 올라 있는 「운영자에게」코너에서 배성은씨(space)는 『각기업 웹 홈페이지를 링크시겨 편리하다』고 사용소감을 적었다. 취업정보나눔터 코너에서 정성구씨는 『올해 대한주택공사 채용내역을 알고 싶다』고 자문을 구했다.

「지원하며 한마디」 코너에는 운영에 대한 불만의 글도 올라 있다. 양재하씨는 『자기소개서를 접수한 지 일주일이 됐는데도 미접수상태로 돼 있다』며 『기업 인사담당자는 빨리 당락을 결정하라』고 주문했다. ID sa609905는 『자기소개서 쓰는 데 며칠 걸렸다』며 『시스템을 좀더 보완수정하면 졸업예정자에게 획기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고 기대와 함께 아쉬움을 토로했다.<전국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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