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사살」 사진보고 심경변화 수사 협조적/조만간 공작활동의 「최종목적」 털어놓을듯대간첩관계기관이 생포간첩 이광수(31·인민무력부 정찰국 제22전대 2편대 상위)를 21일 하오 강릉에서 서울로 압송, 본격적인 합동심문에 들어갔다.
이광수는 침투공비들의 총원과 침투목적, 탑재무기, 이전활동내용 등 인민무력부 정찰국이 주도한 이번 공작활동의 비밀을 증언할 유일한 생포자. 22일 현재 도주하고 있는 무장공비 잔당중에서 생포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이번 침투작전의 진상을 밝혀내는 것은 그의 입에 달려있을 수 밖에 없다.
18일 하오 생포된 후 남파간첩수, 목적 등에 대해 횡설수설했던 이광수는 19일 하오부터 남파됐던 승조원 11명이 사살된 사진을 보고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합동심문에 다소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기관은 이광수가 지금까지 진술한 내용중 남파간첩의 총인원과 잠수함 침투 및 좌초상황 등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빙성을 두고 있다. 이광수가 19일을 고비로 공작원 3명의 존재와 2편대소속 견습생의 탑선사실까지 자술한 점 등은 이같은 심경변화의 단적인 표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광수가 공작원의 안내임무까지 수행한 점이나 심문초반 잔당 수색에 혼선을 일으키는 진술을 한 점 등으로 미루어 핵심비밀은 현재까지 털어놓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게 관계기관의 지적이다. 군은 남한 민방위훈련 실태파악, 강릉비행장과 괘방산의 안테나시설 정찰등이 주요한 남파목적이라는 이광수의 진술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퇴조항을 떠날 때 고성능 폭발물을 갖고 있었다는 정황 등으로 볼 때 주요시설물 파괴 또는 요인암살 등의 「특수목적」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합동심문조는 이광수가 북한의 체제와 공작의 비인도적 측면에 회의를 보이고 있어 조만간 북한의 「최종지령」을 풀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광수가 입을 열게 되면 이번 침투공작의 지령책임자 뿐아니라 인민무력부 정찰국의 실체 등에 대한 메가톤급 비밀이 벗겨질 여지는 많다.<김승일 기자>김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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