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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소탕전을 위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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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소탕전을 위해(사설)

입력
1996.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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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잠수함 무장공비 소탕작전이 6일째로 접어들고 있다. 작전이 장기화하면서 우리 장병의 희생도 늘고 있다.정부 분석대로 잔당이 고도의 훈련을 몸에 익힌 특수요원들이라면 이들을 단시간 내에 일망타진하는 일은 마음처럼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고 따라서 이제까지와는 다른 장기작전의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건 발발후 군·경의 대응은 비록 초기에 혼선은 있었으나 점차 체계적으로 포위망을 구축하면서 적지않은 성과를 거뒀고 압박작전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포위망이 압축되면서 궁지에 몰린 공비의 필사적인 저항으로 아군의 위험도 따라서 커지고 있다.

22일 우리 군은 공비 2명을 더 사살하는 전과를 올렸지만 그 대가로 아군 장병 2명이 교전중 전사하는 희생을 내야 했다. 이로써 잠수함공비 토벌작전이 시작된 후 모두 3명의 전사자가 발생한 것이다. 작전 초기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 모두 작전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면서 연이틀동안 일어난 일이다.

잔당은 이번에 침투한 공비 가운데서도 정예요원이다. 이들이 군의 판단처럼 아군의 포위망 안에 갇혀 있다면 잡는 것은 시간문제다. 쫓기는 쥐 신세가 된 이들을 지나치게 서둘러 압박한다면 우리측 장병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이같은 뻔한 이치를 군 지휘부가 생각지 못할리는 없다. 그러나 국민의 불안감과 현지 주민 생업의 어려움을 해소해야 한다는 정치차원의 필요에 대한 중압감과 하루 빨리 사태를 종결짓고 싶어하는 군 지휘부의 조급증이 현장에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리는 우려하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장병의 희생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무리한 작전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의 다대한 전과는 세 병사의 안타까운 희생에도 불구하고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토벌작전을 용감하게 수행해 온 우리 장병과 경찰의 국토방위 의지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는 이들의 노고가 얼마든지 위로받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신속한 신고로 고비마다 작전을 용이하게 도운 주민의 탄탄한 반공의식과 내고장은 내가 지킨다는 시민정신도 이에 못지 않았다.

처음 잠수함을 발견한 택시운전사 이진규씨와 공비 이광수를 생포토록 도운 홍사근·정순자씨 부부, 그리고 작전 이틀째 송이를 따러 산에 올랐다가 공비 3명을 발견하고 제보해 군의 소탕작전을 성공케 한 안상규씨가 그들이다. 그밖에도 신고는 수백건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런 시민정신은 정작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발휘될 때다. 앞으로 토벌작전이 장기화할 경우 공비는 굶주림을 못이겨 민가로 내려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때야말로 이같은 민주시민의 신고정신과 군·경의 신속한 대응이 어우러진 협력이 더욱 요긴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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