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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신뢰하는 직장풍토 돼야(천자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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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신뢰하는 직장풍토 돼야(천자춘추)

입력
1996.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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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보다 고속버스가 인기있던 70·80년대에 많은 농어촌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을 고속도로에 싣고 도시로 향했다. 학업, 취업, 사업 등 자신의 포부를 실현하기 위해 도시로 진출한 이들은 우리나라의 산업과 경제발전에 기여하였다. 반면 이들이 빠져나간 농어촌의 인구는 감소했고 마을의 청년회는 40∼50대가 중심이 되는 기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 70%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고 이들의 대부분인 샐러리맨은 경제는 물론 기층문화의 주체가 되었다.기업의 성장이 곧 국가의 성장이고 국민의 대다수인 봉급생활자의 안정이 기업에 의해 좌우되기에 일본에서는 기업주의국가라는 말까지 쓰이고 있다.

최근 일부 대기업의 명예퇴직 확산은 중소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회사원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추석이나 설날보다 주주총회나 승진발표일을 한 해 연중행사로서 의미를 부여하는 회사원들에게 퇴직은 커다란 자기변신을 요하는 계기라 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회사원들이 몇년 전부터 흥신소를 즐겨 이용한다고 한다. 본래 흥신소는 타인에 관한 정보를 이용하기 위해 드나드는 업소이나 자신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용한다고 한다. 회사내 상사나 동료들이 자기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 흥신소를 이용하는 심정이 충분히 이해된다. 회사동료 간에도 자기관리를 위해 충고없이 좋은 말만 해주는 분위기이기에 직장 사회에서 진실된 대화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최근 TV방송에서 토크쇼의 프로가 증가하는 것은 어쩌면 점차 진정한 대화가 사라지고 있는 도시인들의 공허함을 메워주기 위한 것은 아닐까.

도시인들은 직장에서 자신의 위치에 따라 행동해야 하고 가정에서는 가장으로서, 주일에 교회나 절에 가면 신자로서 시간과 공간에 따라 일인다역을 맡고 있다. 이렇게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생활 속에서 살아가는 직장인이지만 아침 지하철을 빠져나오는 사람의 물결을 보면, 이것이 바로 우리가 성장해온 원동력이었음을 느낀다.

일시적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에 퇴직을 선택하기보다 고통을 분담하여 스스로 내 회사를 지킬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서로가 신뢰하고 격려하는 직장풍토가 된다면 종신제 보장이라는 것이 샐러리 맨의 환상만은 아닐 것이다.<임장혁 문화재관리국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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