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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 따러갔다 계곡서 사람소리 들어”/무장공비 신고 안상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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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 따러갔다 계곡서 사람소리 들어”/무장공비 신고 안상규씨

입력
1996.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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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서 송이버섯을 캐던 주민이 무장공비를 발견, 신속하게 군수색대에 신고해 교전 끝에 전원 사살됐다.강릉시 강동면 언별1리 주민 안상규씨(36)는 19일 아침 9시께 늘 하던 대로 버섯을 캐러 아침 9시께 망덕봉 아래 턱을 오르기 시작했다. 혼자만 알고 있는 송이자생지가 도로변에서 멀지않은 곳에 있고 군인들도 지키고 있어 무장공비들이 나타났다는 말은 들었지만 설마하는 생각이 앞섰다. 능선을 따라 20분가량을 올랐을까, 갑자기 산아래 쪽에서 주민 최동수씨(44)의 음성이 들렸다.

『안씨 위험해 내려와. 공비가 나타났대』라고 최씨가 외쳤다.

순간 안씨는 머리가 쭈뼛하게 솟아 오르는 것 같았다. 급하게 빈손으로 오던 길을 되짚어 내려가기를 10여분. 계곡에서 10여m 남짓한 지점에 이르자 계곡쪽에서 3∼4명이 두런거리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조금전 최씨의 경고를 받은데다 이 일대는 사람이 별로 나타나지 않는 곳이라 무장공비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일당이 더 있을 지 모른다는 생각에 계곡으로 통한 오솔길을 버리고 험한 산등성이를 돌아 헐레벌떡 마을로 내려왔다.

마침 군수색대가 마을로 들어온 것은 산을 내려와 채 1분도 안 된 시간이었다. 안씨는 수색대에게 『계곡에 이상한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다급히 신고했다.

수색조가 계곡으로 올라간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콩볶는듯한 총격소리가 들렸다. 계곡을 울리는 총성은 15분쯤 후에나 그쳤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아직까지 결혼도 하지 않고 사는 안씨는 인근 제지공장을 다니며 아침 시간에는 부업삼아 송이를 따왔다.<강릉=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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