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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식 출몰” 밤샘 추격전/무장간첩 침투­현지상황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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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식 출몰” 밤샘 추격전/무장간첩 침투­현지상황 이모저모

입력
1996.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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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위망 압박 11명 처참한 최후/체포 이광수 “배가 몹시 고프다” 음식 요구/”나도 북 출신” 경찰서장 말에 깜짝 놀란 표정18일 새벽 동해안을 통해 침투한 무장간첩들은 도주 15시간만에 처참한 최후를 맞았다. 이날 밤에는 달아난 나머지 간첩 8명이 분산, 도주하면서 민가를 약탈하고 우리 군과 교전을 벌이는 등 긴장이 지속됐다.

▷자살◁

군·경 합동수색대는 하오 4시30분께 잠수함이 좌초된 곳으로부터 서남방 5㎞ 지점인 청학산(해발 3백37m) 중턱에서 무장간첩 11명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청학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2백m 아래쪽 묘앞에서 머리를 서쪽으로 향한채 부채꼴 모양으로 일렬로 나란히 숨져 있었다.

숨진 간첩들은 모두 머리에 관통상을 입은채 발견됐는데 10명은 권총을 휴대하지 않은채 누워 있었으며 나머지 1명은 허리춤에 권총을 찬 상태로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발견됐다. 묘지 주변에는 수류탄 2발이 떨어져 있었다. 간첩들은 흰색 운동화에 흰색 티셔츠와 국방색 점퍼 등 각양각색의 옷차림이었다.

▷생포◁

동료들로부터 이탈, 혼자 도주한 이광수(31)는 하오 4시40분께 강동면 모전리 마을에서 농민과 얘기를 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강릉경찰서 강동파출소 경관 2명에게 붙잡혔다. 찢어진 청색티셔츠에 흰색운동화 차림인 이는 생포당시 38구경 권총 1정과 실탄 9발을 휴대하고 있었다. 이는 경찰이 칼빈 소총을 겨누자 허리춤에 차고 있던 권총을 꺼내려다 붙잡혔다.

이는 경찰에 연행되자마자 『배가 몹시 고프다』며 먹을 것을 요구해 대추차 한잔과 담배를 권하자 연달아 3대를 피우며 초조해했다.

강릉경찰서 김영철 서장은 이의 긴장을 풀기 위해 『나도 북한 사람이다. 우리 편하게 얘기좀 해보자』고 달래자 이는 놀란 표정으로 『북한출신인데 아직까지 죽지않고 살아있냐』고 반문했다.

▷도주간첩 수색◁

군·경은 도주한 무장간첩 8명이 멀리 달아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1만7천여명을 투입, 강동면 임곡 1, 2리와 산성우리 등을 중심으로 철야수색작업을 벌였다.

군당국은 이날 밤 무장간첩 1명이 강동면 임곡1리 민가에 침입, 식량을 약탈하면서 태백산맥 가는 길을 물은 점을 중시, 도주한 간첩들이 태백산 줄기인 망덕봉과 만덕봉을 거쳐 대관령쪽으로 도주할 것으로 추정했다.

▷침투◁

잠수함을 타고 강릉 앞바다를 통해 침투한 간첩들은 7번국도를 넘어 인근 괘방산으로 숨어들었다. 이어 이들은 남하를 시작, 괘방산 속칭 산두골을 지나 동해고속도로 제1터널 화비령 서쪽으로 방향을 전환, 임곡 1, 2리쪽으로 대부분 달아났으며 일부는 회비령에서 동해로 흘러드는 강동면 산성우리 정동천으로 도주했다. 무장간첩들은 도주과정에서 수류탄과 소총 점퍼 등 옷가지를 하나둘씩 버렸으며 민간인을 둔기로 폭행하기도 했다.<강릉=특별취재반>

◎북 침투조 임무는 뭘까/고정간첩 집단월북 시도 가능성/90년 이선실 소형 잠수정 이용 월북 전례

도주중인 8명의 무장간첩 침투조의 임무는 무엇일까. 생포된 무장간첩 이광수는 자신들이 남한에 침투할 목적이 없었으며 기관고장으로 표류하다 우리해안에 좌초했다고 주장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3백25톤급 잠수함이 단순표류로 휴전선을 넘어 강릉앞바다까지 왔다고 믿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너무 많다. 따라서 자살한 11명을 제외, 도주한 8명은 최소한 비밀정찰, 나아가 고위급 고정간첩 대동월북이나 사회교란 등의 임무를 띠고 온것으로 군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군당국의 분석으로는 자살한 11명은 침투조의 운송을 담당한 잠수함 승조원일 가능성이 높으며 나머지 8명 침투조는 우선 북한의 거물급 고정간첩들을 집단 월북시키기 위한 임무를 부여 받았을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있다.

북한은 이미 90년 북한권력서열 22위의 고위급 간첩 이선실(여·74세가량)을 월북시킬 때 소형 잠수정을 이용한 적이 있다. 92년 남한조선노동당사건때 구속된 전 민중당공동대표 김낙중씨(61)와 접선했던 장관급 공작원 임모(69) 등도 소형 잠수정을 이용해 넘어왔다. 이번은 침투조의 규모로 보아 수명의 공작원들을 한꺼번에 월북시켜려 했을 가능성이 높다. 관계당국은 그 다음으로 이들이 규모가 큰 고정간첩의 일단으로 남파의 임무를 띠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이밖에도 정치인 정부 고위직 등 주요인사에 대한 암살, 울진삼척 공비사건과 같은 양민학살을 통한 민심 교란등도 상정해 볼 수있다. 물론 북한정권의 행태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는 점에서 현재로서는 그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김상우 기자>

◎인민무력부 정찰국이란/대남공작 주임무… 김신조 124군부대 등 악명높아

인민무력부 정찰국은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산하 기구로 대남공작 임무 수행이 주임무다.

이 기구는 북한군이 정식 편성되기 전인 「북조선인민위원회」시절 북한이 인민군의 핵심 간부들을 양성하기 위해 46년 별도로 「보안간부훈련부」를 조직한 것이 효시다.

즉 당시 보안간부훈련부의 총참모부 예하에 정찰국이란 기구가 설치됐으며 6·25전쟁 전부터 공작요원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60년 정식으로 인민무력부 소속 기구가 됐다. 68년 1·21 무장공비사태 당시 김신조씨가 속했던 124군부대도 이곳 소속인 것으로 밝혀져 더욱 유명해졌다. 정찰국은 예하에 7개 부서와 2개 군부대와 1개 해상특수부대, 정찰대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주요 임무는 ▲간첩양성 및 전·평시 공비침투 ▲군사정보 및 첩보 탐지 ▲요인암살 및 납치 ▲주요 시설물 파괴 등이다.<홍윤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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