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지역서 재판 등 정황 불리 결론 관심미식축구선수이자 배우였던 O J 심슨(48)이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94년 6월 전처와 그의 애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았던 그는 형사재판에서는 지난해 10월 무죄평결을 받았다. 하지만 살해된 심슨의 전처 니콜 브라운과 그의 애인 로널드 골드먼의 가족들이 심슨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 17일부터 민사재판이 시작된 것이다. 이날 재판에 심슨은 출두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민사와 형사재판이 엄격히 분리돼 있다. 때문에 이번 재판에서 심슨이 유죄평결을 받더라도 형벌을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평생을 살인자라는 낙인속에 살게 됨은 물론 배심원들이 결정한 손해배상금을 피해자 가족들에게 지불해야 한다. 배상액은 수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재판에 지면 심슨은 알거지가 될 판이다.
심슨과 「드림 팀」이라 불리던 그의 변호인단의 승리로 끝난 지난해 「세기의 재판」과는 달리 이번에는 정황이 심슨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재판을 맡은 일본계 미국인 판사 히로시 후지사키(60)는 재판개시 전날 변호인들에게 『경찰이 심슨에 불리하도록 증거를 조작했다는 주장의 근거를 23일까지 제출하라』고 명령, 출발부터 심슨 변호인단측을 궁지로 몰고 있다. 민사재판은 만장일치가 아니라 배심원 12명 가운데 9명의 찬성만으로 유죄가 인정되는 것도 심슨에게 불리하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배심원 선정작업은 18일부터 시작되는데 LA중심부 흑인거주지역에서 열렸던 지난해 재판과 달리 이번 재판은 백인주민이 압도적으로 많은 산타모니카에서 열린다. 피고의 묵비권이 인정되지 않는 것도 심슨으로선 곤혹스런 점이다.
히로시 판사는 지난해 재판때와 달리 법정취재를 철저히 금지시키고 변호사와 증인 등에게도 함구령을 내렸지만 심슨재판의 제2라운드를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열기는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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