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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밀매」 나선 북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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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밀매」 나선 북한(사설)

입력
1996.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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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북한이 중동에 비밀리에 수출, 밀매하려 했던 무기가 홍콩에서 적발됐다. 이번 사건이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적발된 무기들이 대구경 대포 10문을 포함하여 자주포 장거리포 속사포 등으로 그 수량이 무려 4피트짜리 컨테이너 18대분량으로 엄청나다는 사실이다.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범죄국가 테러국가로 낙인찍힌 지는 오래다. 70년대 중반이래 세계 도처에서 외교특권을 이용, 밀수행위를 하다 적발됐으며 근년에는 러시아와 태국에서 마약밀매와 위조달러 유출 의혹으로 국제사회의 빈축을 샀다.

무기밀수의 경우도 오랜 실적을 쌓았다. 일부 아프리카와 중동 동남아국가에 소총 기관총 화약류 등을 밀수출하는 한편 현지인들을 불러다 테러훈련까지 시켰다. 특히 80년대 후반이래 이란―이라크에 스커드미사일을 개량한 노동1호의 핵심부품과 자재들을 수출, 관련국들을 긴장시켜 온 터에 이번 밀수출 의도는 북한의 자세를 의심케하기에 충분하다.

홍콩당국이 조사중인 이번 사건의 배경은 아리송한 점이 많다. 화물송장에는 수출용 농수산물 가공품이라고 허위기재했고 시리아라고 전해진 배의 행선지가 불명상태이며 무기도 북한제인지 아니면 중국 등 제3국제를 싸게 사서 팔려했던 것인지 조사중이다. 또 홍콩세관은 무기밀매를 위탁받은 선적대행업체가 유령회사인 것 같다고도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화물선의 선원이 전원 북한인으로 남포에서 출항했으며 그동안 북한이 중국의 무기를 싸게 사서 동남아의 반군과 암흑가 등에 판매해 왔다는 의혹 속에 최근 중국 광주에 동남아에 무기를 밀매하는 북한인민무력부소속의 매봉상사의 정체가 드러났다는 것은 무기밀수에 대한 확고한 심증을 갖게 해주고 있다.

현재 북한의 식량부족은 상상 이상으로 심각, 체제위협설속에 벌써부터 「붕괴가 시작되고 있다」 「붕괴는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꼬리를 물고 있어 어느 면에선 북한의 마약·무기밀매는 외화획득·식량확보를 위한 막바지 생존자구책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테러지원과 직결될 수 있는 그같은 밀매가 지역평화의 안전을 저해할 것임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특히 북한은 16일부터 당초의 평양―방콕민항기노선에 마카오를 경유지로 추가하여 마카오를 통한 마약유출 등 불법 활동여부가 주목이 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진정한 국제사회의 성원이 되고자 한다면 무기 밀매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아울러 마약과 외교 파우치를 악용한 밀수행위 역시 중단해야 한다. 식량난·경제난 그리고 체제유지는 과감한 개혁과 개방, 남북대화재개 그리고 4자회담의 수용으로 돌파하는 것이 최상의 길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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