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27일)이 열흘 남짓 남았다. 불경기로 예전과 같지 않으나 그래도 추석선물은 오고 갈 것이다. 전통적으로 인기있는 백화점 선물세트의 하나는 쇠고기다. 그러나 수입쇠고기나 젖소가 한우로 둔갑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소득증대에 따라 쇠고기 등 육류의 소비가 격증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대다수가 쇠고기 문맹이다. 관계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일반 주부들 가운데 한우와 수입쇠고기를 식별할 수 있는 사람은 10명중 3명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쇠고기 가운데 진짜 한우는 약 3분의 1 선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쇠고기 소비량은 30만1천톤. 이 가운데 국내산 쇠고기는 15만4천톤(51%), 수입쇠고기가 14만6천톤이다. 국내산 쇠고기중 한우가 약 4분의 3이고 나머지는 젖소다. 이처럼 한우가 「소수」인 데도 팔리는 쇠고기는 「다수」가 한우다. 가격차이가 나기 때문에 속인다. 경락가격으로 따져 젖소는 한우의 60∼70% 선이고 수입쇠고기는 약 80% 선이라고 한다. ◆우스꽝 스러운 것은 한우, 젖소, 수입 쇠고기 등의 구분판매가 정착되기도 전에 서울 등 광역시에 부위별, 등급별 판매제가 실시된 것. 쇠고기의 경우 안심, 등심, 갈비, 채끝, 우둔, 설도, 목심, 양지, 사태, 앞다리 등 10개부위로 나누고 안심, 등심 등을 1∼2급으로 구분하여 각각 다른가격을 받도록 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권에서는 이미 뿌리내린지 오래된 것이다. ◆농림부는 지금까지 정육점 등에서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판매해온 쇠고기를 내년부터 한우, 젖소, 육우, 수입쇠고기 등 4가지로 명시해 판매토록 입법화한다. 소비자보호를 위해 벌써 도입했어야 하는 것이다. 식품안전의 보장은 문명의 척도다. 뒤늦은 출발이라도 철저히 이행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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