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수요 폭증 “차세대 산업의 쌀”/가전 3사,일 업계에 도전장 시장쟁탈전반도체에 이어 「차세대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시장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삼성 LG 현대 등 전자 3사가 선두주자인 일본업계에 도전장을 내고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섰다.
최근 D램 가격하락으로 의기소침한 이들 전자 3사는 TFT―LCD를 반도체의 뒤를 이을 금맥으로 보고 사활을 건 투자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 2개월 사이 수요가 폭증하며 TFT―LCD 가격이 개당 100달러(12.1인치 기준)정도 오르자 국내 3사의 기술개발 및 생산에도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TFT―LCD는 한마디로 브라운관을 대신할 얇은 화면. 현재 노트북PC 화면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TFT―LCD는 최근 두께 3㎝의 벽걸이 TV와 5㎝의 데스크탑PC 모니터를 탄생시켰고, 멀지않아 휴대용 및 차량용 화상전화기 등 각종 멀티미디어기기의 「얼굴」로 등장할 전망이다. 액자처럼 원하는 곳에 걸어놓거나 여기저기 필요한 장소로 옮겨다니면서 영화나 PC게임을 즐길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수첩 크기만한 화상전화기를 꺼내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카폰이 화상전화로 대체되면 컴퓨터와 연결된 화면을 통해 도로상황 등 각종 교통정보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TFT―LCD는 특히 브라운관과 같은 화면떨림 현상이 없어 눈의 피로가 훨씬 덜하며 전자파도 없어 2000년까지 연평균 200%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은 올해초 22인치 TFT―LCD를 개발, 대형화 시대의 막을 열었고 최근 14인치 TFT―LCD를 채용한 데스크탑 PC를 내놓는등 기술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은 작년 2월 첫 양산에 들어간데 이어 올해 7월 제2라인 가동에 들어가 현재 12.1인치 기준 월 11만장의 생산체제를 갖췄다. 또 내년초부터 15인치 모델을 양산하고 향후 5년간 1,0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 일본을 따라잡는다는 계획이다.
5.6∼14.1인치에 걸쳐 13개 모델을 개발한 LG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얇은 6㎜짜리 12.1인치 모듈을 내놓는 등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2.1인치를 기준으로 월 6만장씩 생산하고 있는 LG는 98년에는 월 11만장으로 생산규모를 확대하고 화면비율 16대9의 와이드형 TFT―LCD도 개발할 방침이다. 현대도 다음달부터 12.1인치 제품을 월 2만4,000장씩 양산하고 98년까지 추가로 월 18만장 생산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3사중 가장 늦게 출발한 현대는 선발업체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공정초기부터 수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단기간에 안정적인 기반을 닦는다는 전략이다.
올 연말 12.1인치 제품의 세계 수요는 110만장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1·4분기보다 11배 늘어난 규모다. TFT―LCD를 채용한 노트북 PC의 올해 전세계 판매대수는 741만6,000대로 작년보다 76.7%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3사는 특유의 과감한 투자와 기술개발로 현재 세계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일본을 제치고 급팽창하는 TFT―LCD시장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창출해낸다는 전략이다.
D램반도체에서 후발주자인 한국업계에 주도권을 빼앗긴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일본업계도 경쟁적인 증산에 나서며 국내 3사를 견제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업계는 생산량 면에서는 일본에 크게 뒤지지만 기술력에서는 거의 대등한 수준에 이르러 앞으로 수년내에 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국내 3사가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을 딛고 TFT―LCD에서 세계시장을 제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차세대 영상표시장치 어떤 것 있나/TFTLCD 대형화 난점… PC·소형기기 석권할듯/PDP 30인치 이상의 대형 벽걸이TV에 사용/AMA 빠른 화면응답속도… 대우,단독개발중
TFT―LCD와 대적할 만한 차세대 영상표시장치로는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과 액추에이티드 미러 어레이(AMA) 등이 부상하고 있다.
TFT―LCD가 2개의 유리기판 사이에 주입된 액정에 전압을 가해 화상을 나타낸다면 PDP는 판유리 2장 사이의 밀폐공간(셀)에 네온 등 가스를 주입, 빛을 내도록 한 영상표시장치라 할 수 있다.
대형화할수록 화면이 둥그렇게 말리고 주변부가 일그러지는 기존 브라운관과 달리 TFT―LCD와 PDP는 모두 평면이고 두께가 얇다는게 장점이다. 현재 TFT―LCD는 PDP보다 얇지만 공정특성상 대형화가 어려운 단점이 있어 30인치 이상 벽걸이TV는 PDP, PC 및 소형 휴대통신기기에는 TFT―LCD가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PDP는 TFT―LCD보다 응답속도, 즉 화면이 바뀌는 속도가 빠르고 TFT―LCD처럼 비스듬한 위치에서 보면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 「좁은 시야각」문제도 없는게 장점이다. 현재 삼성전관과 LG전자 오리온전기 등이 본격적으로 개발중이다.
그러나 PDP는 TFT―LCD와는 반대로 소형화에 한계가 있어 이동형 멀티미디어기기, 노트북PC 등에는 채용될 수 없을 전망이다.
따라서 TFT―LCD는 대형 벽걸이 TV시장을 PDP에 내주더라도 현재 급팽창하고 있는 PC와 이동형 멀티미디어기기 시장을 모조리 장악할 수 있어 규모면에서는 차세대 영상표시장치 시장의 왕좌를 차지할 전망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우전자가 개발하고 있는 AMA는 거울의 반사효과와 전압을 이용해 빛의 양을 조절하는 영상표시장치. LCD에 비해 10배이상의 광효율을 가지며 응답속도면에서 2,000배이상 빠르고 40∼300인치까지 대형화에 제한이 없다는게 대우전자의 설명이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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