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늘고 구매력 증가따라/MS사 등 아동용품 개발에 활용어린이와 청소년을 컨설턴트로 활용하는 미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주고객으로 삼고 있는 기업들은 신제품개발과 마케팅전략에 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실제 소비자인 이들의 입맛에 맞는 상품은 구매당사자인 어린이와 청소년이 가장 잘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동용 컴퓨터 소프트웨어인 「매직 스쿨버스」 시리즈를 히트시킨 마이크로 소프트사는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에 어린이 컨설턴트들의 점검을 받는다. 컴퓨터에 도통한 어린이들은 신제품에 무엇이 빠져 있는지를 족집게처럼 집어내고 개선해야 할 문제점을 거침없이 지적한다. 어른 전문가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기도 한다.
리바이스 진으로 유명한 레비스트라우스사는 미전역에서 500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컨설턴트로 활용하고 있다.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이들은 매달 한차례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직접 쇼핑장에 들러 의견을 교환한다. 경쟁사의 제품에 대한 평가도 솔직하게 전한다.
음악전문 케이블TV인 MTV는 93년부터 15세에서 20대 초반의 젊은이 100명이 참여하는 컴퓨터 온라인 패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한달에 두번씩 정기모임을 갖고 음악취향에서 마약문제까지 관심사를 자유롭게 토론한다. 아동전문 케이블TV인 니켈로디언도 4세에서 11세 사이의 어린이 수백명을 컨설턴트로 활용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방송을 모니터한 소감과 학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영화, 장난감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들 컨설턴트를 해마다 교체하고 있다. 1년 이상 똑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면 타성에 젖어 참신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특별한 재능을 보이지 않는 한 계속 물갈이 한다.
기업들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컨설턴트로 활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의 구매력이 성인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또래의 취향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의 12∼19세의 청소년들이 사들인 상품총액은 1,09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의 1,010억달러에 비해 8%나 증가한 수치다. 청소년 인구도 현재의 2,970만명에서 2010년에는 3,490만명으로 늘어나 시장규모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이들의 기호와 취향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기 때문에 어른들의 경험과 감에만 의지해서는 경쟁에서 뒤진다는 인식이 기업들 사이에 뿌리내리고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엘렌 모스너 마케팅 매니저는 『어린이들은 그들만의 세계를 꾸밈없이 전해준다』며 『조언수준도 제품의 기술적문제등 깊이 있고 알맹이가 있다』고 말했다.<뉴욕=이종수 특파원>뉴욕=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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