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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대기업 참여/재계 촉각 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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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대기업 참여/재계 촉각 예민

입력
1996.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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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 공든탑」 일에 뺏길까” 우려/배상·수교 연결땐 남북경협 난관/일단 관망,정부엔 적극대책 요구나진·선봉지역에 대한 일본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움직임에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북 투자기회를 선점한다는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북한 진출에 의욕을 보여왔던 재계는 우선 일본 대기업의 발빠른 행보로 우리 기업의 남북경협사업 추진이 늦춰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나진·선봉지역 개발을 일본이 주도할 경우 국내기업의 입지가 좁아짐은 물론 그 여파로 제3국 등에서 진척시켜온 경협사업에 관한 합의가 깨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나진·선봉에 대한 개발계획이 당초 경공업을 주축으로 하는 물류거점기지가 아니라 대규모 임해화학공업단지로 확대되고 있는 점도 재계가 주시하는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의 관측대로 대북배상문제와 연관돼 있다면 남북관계가 후퇴하는 것은 물론 북한내 다른 지역에 대한 경협사업추진도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이 중화학단지 조성을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할 경우 이를 근거로 타지역 개발의 주도권도 챙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사실 현대 삼성 대우 LG 등 대기업은 물론 남북경협을 적극 추진했던 중견기업들도 나진·선봉투자포럼에 다소 미온적인 자세였다. 북한이 이곳을 자유경제무역지대로 선포한지 4년9개월가량이 지났지만 도로 통신망 등 사회간접자본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데다 투자보장 등이 불투명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중소기업들이 투자포럼에 참가키로 한 것과 별도로 대기업들은 북한당국과 개별접촉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기관차 합작생산을, LG는 컬러TV와 컨테이너 합작생산을 각각 추진, 실무자들을 북한측에 보냈고 삼성도 지난해 사업자승인이 늦어지는 바람에 태국 록슬리그룹에 사업권을 넘겨야 했던 나진·선봉 통신센터 건립을 재추진하고 있었다.

재계는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다. 우리측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나진·선봉투자포럼에 일본 미쓰비시(삼릉)상사 스미토모(주우) 및 미쓰이(삼정)그룹의 도요엔지니어링 등이 참가한다는 소식을 접한뒤 자체 정보망 등을 가동해왔던 재계는 일본기업의 움직임과 북한의 태도를 일단 주시하겠다는 자세다.

재계는 다만 일본 대기업의 움직임이 전후 배상금문제 해결과 북일수교로 연결될 것에 대비,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북일 수교가 이뤄지면 일본기업들이 전후 배상금등의 자금을 이용해 북한정부가 주도하는 사회간접자본과 기간산업의 개발에 적극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대서방 접촉창구였던 조총련기업인들이 일본기업의 대북진출을 거들 경우 우리의 입지는 크게 축소된다』고 지적했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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