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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대미 공격 중단 선언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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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대미 공격 중단 선언 안팎

입력
1996.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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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얼굴 때릴수도 없고…”/클린턴,곤혹속 엉거주춤/지도력 과시기회 잃고 선거 악재 소지도걸프사태가 당초 미국의 의도와는 달리 상황전개의 주도권을 오히려 이라크가 쥔 가운데 일단 소강국면을 맞게 됐다. 미국은 이라크가 11일 비행금지구역을 초계중이던 미 전투기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자 3차 공격의 기회로 포착, 전폭기 전진배치와 항모이동 등 대대적인 보복 공격 준비를 착착 진행시켜 왔다. 그러나 이라크가 14일 0시(현지시간)를 기해 비행금지구역내 미항공기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것이라고 전격 발표함으로써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고 말았다. 미국으로서는 이라크의 태도를 일단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였지만 그래도 공격 준비는 계속해야 하는 멋쩍은 상황에 처하고 만 것이다. 잠정휴전을 선언한 상대방을 공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소강상태의 지속으로 인해 피해를 볼 쪽은 당연히 미국, 특히 빌 클린턴 대통령이다.

이라크는 러시아의 요청을 받아들여 공격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힘으로써 국제사회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모양을 갖췄다. 아울러 쿠르드족내에서 친이라크계의 주도권을 확립, 북부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공고히 하는 실리를 챙겼다.

반면 클린턴행정부는 미국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두차례 미사일공격에 나섰다 오히려 발목만 잡혔다. 이라크 공격의 정당성문제를 놓고 안으로는 초당적 지지를 끌어내려는 의회결의안을 유도하는데 실패했고 밖으로는 국제사회의 동의를 받으려는 유엔결의안 채택도 불발에 그치고 말았다. 이 상태에서 공격의 계기가 사라짐에 따라 현재로선 이른바 「지도력을 보여줄 기회」를 잃고 만 셈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국제사회의 동의실패」→「클린턴지도력 의심」→「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선거 악재의 소지를 안게 됐다.

클린턴행정부는 소강국면임에도 불구하고 5,000여명의 육군병력과 군사장비를 쿠웨이트에 증파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을 중동지역의 동맹국들에 파견하는 등 「다음 수」에 대비는 하고 있다.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현실은 후세인이 협상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점』이라며 현재의 소강국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도 『미국은 성명이 아닌 행동으로 이라크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인듯 워싱턴 정가에서는 대선을 의식한 클린턴이 「만회수」를 던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라크의 휴전선언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종결됐다고 말할 수 없는 것도 이같은 연유에서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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