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USA BILL」(국산품애용 촉진법안).미하원이 지난 주 미국민들의 국산품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통과시킨 법률안이다. 이 법의 취지는 국민들의 애국심을 자극, 미국 기업의 상품을 사도록 해 국내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외국상품의 유입을 막자는 것이다. 구체적 실천방안은 연방정부 공정거래위원회가 규정한 순수 미국상품중 판매가가 250달러를 넘는 상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핫라인을 설치해 국민들이 무료로 이용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 법안은 상원에서도 통과될 것이 확실시되고 상무부 등 관계 부처에서도 적극 환영하고 있다.
법안 제안자인 제임스 트래피컨트 의원(55·민주)은 오하이오주 소도시 영스타운 출신으로 하원내 대표적인 보호무역 지지자이다. 그의 고향 영스타운은 1892년 미국 최초로 제련소가 세워진 곳이다. 이 곳은 지리적 이점과 풍부한 석탄 등으로 공업이 발전해 80년대까지 풍요를 누려왔다. 하지만 값싸고 질 좋은 외국산 철강제품이 물밀듯이 들어오자 제련소는 문을 닫게 됐고 이곳은 한때 미국 최고의 실업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트래피컨트 의원은 이같은 고향의 부침을 보았기에 누구보다도 「미제」만을 고집하게 됐다. 그의 애향심은 애국심으로 이어졌고 이번 법안의 발의로 구체화했다.
다른 나라에 미국 상품의 소비를 늘리도록 개방 압력을 강화하는 미국이 이같은 법안을 채택했다는 사실은 분명 이율배반적이다. 하지만 개방불가피론을 배경으로 불요불급한 사치 외제품에까지 둑을 터주고 있는 우리에게는 타산지석이 아닐 수 없다. 최근 각 기업마다 불황이라며 감량 경영을 외쳐대지만 국산품을 애용하자는 말은 어느 구석에서도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보다 훨씬 잘사는 미국도 국산품을 애용하자고 나서는 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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