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대계 설계사역 소임 망각/일부 “정치 철새” 이권 브로커역교육위원회는 또다른 「복마전」인가.
서울·전북 등의 교육감선거 뇌물 사건을 계기로 교육백년대계를 논할 주체인 교육위원들이 가장 비교육적인 행태에 젖어왔음이 속속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쇼핑백에 5천만원의 현금을 담아 건네는 등 금권타락선거에 물들고 본연의 소임보다는 각종 이권과 인사에 깊숙이 개입하거나 정치지향적 태도를 보여왔음이 드러나고 있다. 또 교육정책의 합리성에 관계없이 학연과 지연을 중심으로 이합집산하고 파벌의 이익에 따라 회의장에서 몸싸움도 불사하는 등 중앙정치무대 못지않은 추태를 보여왔다.
서울시교위의 한 위원은 『교육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일부 교육위원들은 관련 안건이 있을 때마다 회의나 비공식접촉을 통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이들이 사실상의 「브로커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인사에서도 교육위원들은 상당히 깊숙하게 개입하고 있다. 서울시교위 한 위원의 경우 지난해 자신의 인척인 모교장이 급식부자재 업주에게 납품대가로 돈을 받았다가 견책당한 뒤 재임용 탈락 위기에 몰리자 영향력을 발휘해 자리를 지키게 해준 것으로 교육계에는 알려지고 있다.
적지않은 교육위원들은 또 이 자리를 정치적 출세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교육위원은 정당의 공천을 받지 않지만 기초의회에서 2명씩 추천해 광역의회에서 1명을 최종 선출하기 때문에 사실상 정당의 강한 「입김」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교육위원중 적지않은 사람들이 중앙이나 지방정치지망생 또는 탈락자라는 교육계의 냉소적 시각은 이같은 선출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이권과 인사청탁, 정치적 입신에 관심있는 교육위원들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없다는 게 교육계의 지적이다. 11일 서울시교위가 발간한 「민선2기 1년간 회의록」에 따르면 그간 30차례의 본회의에서 교육위원들의 평균 불참률은 8.9%에 달했다. 특히 한 위원의 불참률은 57%나 됐다.<이은호 기자>이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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