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의 서울공연이 한 달 후(10월11, 13일)로 다가왔다. 70년대초 그가 「잭슨 5」의 막내로서 들려주던 목소리는 앳되고 귀여웠다. 그 어린이는 어느덧 세계 팝음악의 거인으로 자랐다. 슈퍼스타가 되었다. 현란하게 성장한 그의 몸놀림은 더없이 날렵하고, 노래는 감상적 주제를 가볍게 절규한다.6월말 그의 방한공연이 발표된 후 50개 사회단체로 구성된 공동대책위는 잭슨의 소년 성추행관련 사건과 고액개런티를 내세워 그의 공연을 반대해 왔다. 공대위는 그러나 공연을 한 달 남겨놓고 반대운동을 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동안 공대위는 우리 사회에 공인의 도덕성과 책임, 애국심등을 환기시키는데 공헌했다고 생각된다.
주최사는 많은 타격을 받았다. 입장권 판매와 경호, 보험계약등 다방면에서 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더라도 주최사는 잭슨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공연과는 별개의 선행 이벤트라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 찬반의 불협화음을 통해 우리는 한 명의 연예인을 초청하거나, 또는 초청을 반대하는데도 고려할 부분이 많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예상치 못했던 점 중의 하나가 인종문제였다. 그것은 우리가 단일민족이기 때문에 무심히 넘긴 부분이었다. 흑인이 중심이 된 미국의 강력한 인권단체 「유색인종 발전을 위한 전국협회(NAACP)」가 『잭슨이 흑인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항의서한을 보내며 반대캠페인의 즉각 중단을 요구해 온 것이다. 그것은 미국교포들에게 제2의 한흑갈등을 연상케 했다.
우리는 잭슨의 공연이 추진되는 과정에 미국 언론과 관리들이 보인 태도에도 유의해야 한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김영삼 대통령과의 인터뷰에서 한 가수의 해외공연문제를 물어 긍정적인 답을 끌어냈고, 제임스 레이니 주한 미 대사는 공연허가 여부에 관심이 쏠릴 무렵 주무장관인 김영수 문화체육부장관을 방문했다. 그들은 이 문제를 단순한 가수 개인의 해외공연이 아니라 국가간의 통상행위 차원으로 보고 있고, 이를 위해 든든한 언론과 정부가 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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