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예술의 전당서 「굿과 범패」 마지막 공연장엄하고 아름다운 불교의식 영산재가 15일 하오 4시 예술의전당 한국정원에서 그들먹하게 펼쳐진다. 죽은 영혼을 천도하기 위해 절에서 올리는 49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의식으로 영취산(영산)에서 벌어진 석가모니부처의 설법모임을 상징화한 것이다. 대중이 설법을 듣고 깨달음을 얻어 기뻐했다는 모임을 재현하면서 해탈과 극락왕생을 빈다.
영산재는 음악과 춤 미술 연극적 요소가 풍성하게 어우러진 불교예술의 총화이며 전통문화의 보고다. 그래서 무형문화재 50호로 지정·보호받고 있다. 영산재 때 불리는 노래가 범패다. 가곡 판소리와 함께 우리나라의 3대 전통성악곡으로 꼽히는 범패는 곡조에 맞춰 짧게 읊는 「홋소리」와 느리게 끄는 고풍스런 「짓소리」로 나뉜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소리가 아니라 범패 전문스님이 따로 있다. 춤은 바라춤 나비춤 법고춤 타주춤 등이 추어진다. 범패는 가곡과 회심곡에 크게 영향을 끼쳤으며 나비춤과 바라춤은 민속춤인 승무와 바라춤의 근원이다.
재는 보살 및 천도할 영혼을 해탈문 밖에서 맞아들이는 시련으로 시작된다. 이어 영혼을 차비시켜(대령) 죄업을 씻기고(관욕) 여러 수호신의 힘을 빌려 마당을 정화한 뒤(신중작법) 법당 안의 괘불을 모셔 내오고(괘불이운) 부처를 상단에 모셔 공양하고(상단권공) 공양물음식을 다 함께 나눈다(식당작법). 그런 뒤 지옥 중생까지 풀어 먹이고(관음시식) 나면 모셨던 불보살과 신중을 다 떠나보내고 죽은 이의 옷가지등속을 태우는 봉송·소대로 모든 절차가 끝난다. 가장 볼만한 대목은 각종 작법무와 범패가 집중적으로 시연되는 식당작법이다. 영산재는 본래 사흘 걸리지만 공연은 식당작법을 중심으로 두시간동안 진행된다. 범패 예능보유자 송암 스님 등 스님 30여명이 출연한다.
영산재는 한국일보사가 예술의 전당과 함께 6월부터 매달 한 차례 마련해 온 「한국의 소리와 몸짓 Ⅴ-굿과 범패」 시리즈의 마지막 공연. 6월 황해도 대동굿, 7월 진도 씻김굿, 8월 동해안 별신굿으로 이어져온 「굿과 범패」 시리즈는 매번 4,000명 안팎의 관중이 몰리는 대성황을 기록, 지금까지 1만2,000여명이 관람했다. 580―1234<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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