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사장 유인균/고려산업개발 사장 김주용/현대전자 사장 김영환/고려산업개발 고문 심현영현대그룹은 10일 사장단 5명의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현대그룹은 이날 현대건설 사장에 이내흔 현대산업개발사장, 현대산업개발 사장에 유인균 고려산업개발 사장, 고려산업개발 사장에 김주용 현대전자 사장, 현대전자 사장에 김영환 현대전자 부사장을 임명했다. 그동안 그룹경영의 핵심역할을 해온 심현영 현대건설 사장은 고려산업개발 고문으로 옮겨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사장단 전격인사와 관련, 현대측은 총체적인 경제불황기를 맞아 그룹내에 새로운 각오와 분위기를 일으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설/정 회장 중남미 방문중 단행 충격/그룹 분위기 쇄신·불황타개 포석
현대그룹의 이번 인사는 충격요법을 통해 그룹 분위기를 쇄신하고 정몽구 회장취임이후 계속된 경영진의 세대교체를 가속화해 불황타개에 적극 나서겠다는 다목적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룹의 주력기업이면서 최근 불황의 여파로 경영성적이 부진한 건설과 전자의 대표를 바꾼 것에서 이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경기자체가 나쁜 것이 사실이지만 전자나 건설의 상반기 실적이 전년의 절반으로 줄어듦에 따라 「문책성」인사를 통해 그룹분위기를 다잡기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자리에 업무추진력이 뛰어난 이내흔 사장과 김영환 현대전자 미주법인장(부사장)을 기용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재계는 또한 3개월만에 현대건설 사장에서 물러난 심현영 고려산업개발 고문과 현대전자 사장에서 비교적 규모가 작은 고려산업개발 사장으로 옮겨간 김주용 사장이 모두 공채 1기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92년 대선이후 그룹종합기획실장을 맡아 정부와의 관계개선에 기여한 심고문은 지난해 당시 정세영 그룹회장과 사업구조개편에 깊이 관여했던 인물. 한편 김사장은 현대전자 창설때부터 정몽헌 그룹부회장과 고락을 같이 해왔다. 계열사사장중 최고참인 두 사람의 인사는 현대그룹이 경제계 전반의 「감량 경영」 추세를 따르기 위한 첫단계의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인사는 특히 정몽구 회장이 김영삼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수행을 위해 해외에 체류중인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현대스타일」로 받아들여지는 측면도 있지만 그룹내 역학구조에 변화가 있는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또 인사의 중요성에 비춰 그룹운영위원들이 정주영 명예회장과 협의를 했을 것으로 예상돼 인사내용의 상당 부분은 정명예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정명예회장의 분신」으로 불려졌던 이내흔 사장의 복귀도 이런 실례라는 것.<정희경 기자>정희경>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