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예배방식 탈피 「제2종교개혁」 급속 확산미국의 개신교계 일부가 최근들어 전통적인 예배의식에서 탈피, 현대인의 생활패턴과 의식구조에 맞춰 교회를 운영하는 「차세대 교회(Next Church)」운동을 벌이고 있다. 차세대 교회 운동은 첨탑, 십자가, 화려한 내부장식, 파이프 오르간등 외형적인 것은 물론 기존의 찬송가, 강요된 침묵, 헌금, 기도문 암송등 전통적 예배양식을 거부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대신 오케스트라를 동원, 록음악풍으로 작곡한 찬송가를 연주하고 현대무용도 곁들인다. 성경 구절을 인용해 회개할 것을 요구하는 방법보다는 토론으로 사회심리적 문제에 접근한다.
캘리포니아주 뉴포트해안에 있는 머리너교회는 직사각형의 평범한 건물로 겉으로 보기에는 교회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교회를 찾는 사람들도 캐주얼 차림이고 강당에 들어가기 보다는 교회정원에 여기저기 모여 햇볕을 즐기며 대화를 나눈다. 화제도 성경 구절이 아닌 알코올 및 약물중독, 여성문제, 청소년 범죄가 주를 이룬다. 파이프 오르간 대신 오케스트라가 부드러운 록음악을 연주한다. 이 교회에 다니는 사람은 주말에 3,500여명, 평일에는 수백명에 이른다. 그만큼 대중적인 뿌리를 내린 것이다.
차세대 교회의 신자들은 교회에 다니다 실망했거나, 종교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이 대종이다. 전통적인 교회 입장에서 보면 이방인 집단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들은 또 「교회에 다닌다(go to church)」는 말보다 「교회의 일원이다(belong to church)」라는 표현을 선호하고 있다.
현재 미국내 차세대 교회의 수는 400여개에 이르고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대해 종교학자 조지 헌터씨는 『종교개혁을 단행한 마틴 루터가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고 당대 민요풍에 맞춰 작곡한 찬송가를 부르도록 한 것과 현재 나타나고 있는 교회의 변화는 다르지 않다』며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을 선교하기 위해서는 문화적으로 동화할 필요가 있기에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세대 교회 운동을 이끄는 성직자와 참여자는 2차대전 이후 태어난 베이비부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들은 교회를 신성한 종교적인 장소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문화적 공동체 공간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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