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쿠르드족 수용 국제지원 요청/터키아랍국에 「안전지대」 설득 추진/시리아“안전지대 반대” 터키 행동 주시/이라크후세인 권력강화·송유관 “실리”/미국난민지원 주장속 재개입 자제이라크군의 지원을 등에 업은 친이라크계 쿠르드민주당(KDP)이 9일(현지시간) 친이란계 쿠르드애국동맹(PUK)의 마지막 보루 술레이마니야를 장악함으로써 이라크북부 쿠르드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지난달 30일 KDP의 공세로 시작된 이번 쿠르드족간 내전은 KDP가 지난달 31일 이라크내 쿠르드족의 수도격인 아르빌시를 점령한데 이어 이날 PUK의 최후거점을 함락시킴으로써 KDP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가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전개되자 터키 이란 시리아 등 주변국들은 자국 국경으로 몰려오는 50만명이상의 쿠르드 난민처리와 국경안보 등 발등에 떨어진 현안 해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은 PUK전사들과 난민들이 자국으로 몰려오자 일단 이들을 받아들이면서 쿠르드족 난민을 수용할 캠프설치와 구호활동을 위한 국제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이라크접경에 쿠르드난민들의 유입을 차단할 안전지대 설치에 관해 미국의 조건부 승인을 받아낸 터키는 아랍국들의 양해를 확보하기 위한 물밑접촉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터키와 국경분쟁을 겪고 있는 시리아는 이스라엘과 군사협력협정을 맺은 터키의 안전지대 설치에 불쾌감을 나타내며 터키의 군사적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간이 갈 수록 이번 사태를 통해 가장 득을 본 사람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후세인은 미국의 미사일공격으로 일부 군사기지들을 잃고 남부지역 비행금지구역이 1도 북상되는 군사적인 손실을 입었지만 이보다 더 큰 명분과 실리를 챙겼다는 것이다.
후세인은 91년 걸프전이후 골칫거리였던 이 지역에 안정기반을 구축해 자신의 권력기반을 강화한데다 석유수출을 위한 송유관의 안전을 확보하게 됐다.
미국은 이번 사태에 재개입을 자제하며 쿠르드족 난민 구호자금제공 등 간접적인 지원입장을 밝힐 뿐이다. 「후세인 목줄잡기」에 실패한 미국은 북부지역을 장악한 이라크를 재공격할 명분도 빈약해 이라크의 공군력을 무력화한 군사작전 성공에 자위하며 후세인의 의기양양한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형편인 것이다.<조희제 기자>조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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