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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대권 갈등/이 대표 등 적극 진화 진정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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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대권 갈등/이 대표 등 적극 진화 진정국면

입력
1996.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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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성 잉태한채 “일단 잠수”/당사자들 비난의식 “자제”/「견제 내심」에 “언제든 재연”신한국당의 대권주자들이 영남권배제론과 패거리정치 청산론을 둘러싸고 벌여온 난전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홍구 대표 등 당직자들이 적극진화에 나섰고 논쟁의 당사자들인 이회창 김윤환 이만섭 박찬종 고문이 9일 자제의사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박찬종 이만섭 고문이 거듭 이회창 고문의 패거리정치 청산론, 김윤환 고문의 영남권배제론을 비난할 때만해도 당내갈등은 심화할 조짐마저 보였다. 그러나 대권주자들의 미묘한 갈등에 대해 당내 여론이 냉소적이고 비판적으로 흐르자, 논쟁은 더이상 확대될 수 없게됐다. 비난을 계속하는게 스스로의 위상을 실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만섭 박찬종 고문은 공세의 칼을 거뒀고 이회창 김윤환 고문도 『오해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라고 사태성격을 축소했다.

사실 여권내부의 역학구조를 보면 갈등의 조기진정은 이미 예고돼있었다. 김영삼 대통령이 대권논의의 중지, 당내단합을 직·간접으로 강조하는 상황에서 이른바 김심이 필요한 대권주자들이 분란의 소용돌이에 서있을 수 없는 것이다. 또한 내년 대선을 1년4개월이나 앞둔 지금이 승패를 판가름지을 결정적 시기가 아니라는 사실도 갈등의 봉합을 앞당겼다고 볼 수 있다.

명분론으로도 중진들의 비난전은 호응을 받을 수 없었다. 정기국회를 앞두고있고 경제위기로 나라가 들썩거리는 와중에서 중진들의 갈등은 비판의 대상일 뿐이었다. 더욱이 당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이 외국순방중인 상황에서 당을 이끌어야할 대권주자들이 파쟁에 휘말려있는 모습은 도덕적으로도 용납되기 힘든 대목이었다. 이처럼 여론의 외면, 명분의 일실이 갈등국면을 조기에 진정시킨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다. 영남권배제론과 패거리정치청산론이 즉흥적으로 나온 얘기가 아니고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치밀한 판단하에 제기된 반론인만큼 내용상으로는 이들의 간극은 전혀 좁혀지지않은 셈이다. 특히 이번 논쟁을 계기로 대권주자들 사이에 상대방을 견제하려는 내심이 드러났다는 사실도 갈등의 재연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패거리정치 청산론 등으로 촉발된 대권주자들의 갈등은 해소된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봉합됐을 뿐이며 내면적으로는 더욱 심화하고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논쟁에 합류하지 않은 다른 대권주자들도 자신들이 개입될 수 있는 제2, 제3의 「전장」을 대비할 것이 분명하다. 경쟁과 승부를 체감적으로 의식하는 주자들이 많을수록 봉합된 갈등이 잉태할 폭발성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한 당직자는 『앞으로 신한국당은 보이지않는 견제, 내연하는 갈등을 안은채 겉으로만 평온함을 유지하는 미묘한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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