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나진·선봉 경제특구건설을 위한 국제 투자포럼에 우리측 참가신청자중 20명만 선별, 초청장을 보내온 것은 그들의 「한국정부 배제전략」이 여전히 불변임을 드러냈다. 이번 관·기업·기자 등의 참가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예상했었으나 해빙도 우리측의 포럼참가도 사실상 무산된 것은 유감스럽기만 하다.우리로서는 지난 50여년동안 북한의 다중성, 거짓말과 위약에 익숙하지만 선별초청을 받은 기업인들만 간다는 것은 어색하기 짝이없다. 정부는 유엔개발계획(UNDP)을 통해 북한측에 위약을 엄중항의하는 한편 선별초청을 시정하지 않을 경우 한국측 전원의 참가를 거부하는 것이 합당하다.
북한은 선별초청을 숙박시설의 부족때문이라고 변명했지만 당초 시설부족을 모르고 초청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당초 한국정부가 신청받은 1백50개 기업중 24개 기업대표와 정부관계자 기자 등 대북신청자 53명중 20명을 고른 것은 우선 일관된 남한당국 배제논리를 견지하기로 한 듯하다. 당국과의 접촉은 쌀 등 보다 「큰 실리」때 활용하기 위한 고려로 생각할 수 있다.
다음 전원초청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주변국들이 투자를 꺼리는 상황에서 한국정부가 특구투자·건설을 주도할 것을 우려했을지도 모른다. 또 한국측이 자신들이 선호하고 기대했던 대기업은 모두 배제하고 중소기업인들만 보낸데 따른 불만일 수도 있으며 나아가 개방의 속도와 범위를 싸고 군부 등 강경파들이 제동을 걸어 「남측으로부터 불어올 바람의 오염」을 경계했을 가능성도 크다. 아니면 북한은 이곳 특구에 대한 남측기업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키기 위해 우선 20명을 초청하고 이어 단계적으로 부르려는 속셈도 엿보인다. 특히 기자들의 초청거부는 식량난의 참모습과 사실상 무개발지인 특구의 실상이 보도되는 것을 꺼린게 분명하다.
아무튼 정부는 북한이 선별초청을 고집할 경우 전원 불참방침을 세워야 한다. 나진·선봉은 한국기업이 진출해야만 건설이 시작되고 이어 일본·미국 등 다른 나라도 믿고 뒤따른다는 것을 북한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저들은 핵공갈소동으로 경수로를 얻고 또 엉성한 초청장으로 쌀15만톤을 얻었던 경험대로 특구건설을 내세워 정경분리원칙으로 남쪽 기업들의 동포애적인 봉사적 투자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같은 북한에 통사정하면서 투자포럼에 갈 필요는 없다. 당국과 기업간의 이간도 막아야 되며 모든 기업들 역시 저들이 약속대로 전원초청할 때까지 포럼참가도 현장시찰도 연기해야 한다. 이제 북한은 더 이상 술수를 끝내고 결단을 내려 문을 열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