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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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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일본 총리의 행정기구개혁안이 신선감을 준다. 현재의 22개 중앙성청을 14개로 대폭 축소하겠다는 것도 획기적이지만 놀라운 것은 일본관료체제의 상징적 존재인 대장성과 통산성의 해체론을 수용하고 나선 것이다. ◆이 두 부서는 전후 일본을 오늘의 경제대국으로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주식회사 일본」의 중핵. 대장성은 예산·금융·증권에 대해 전권을 장악, 막강한 힘을 휘둘러왔고 통산성도 산업정책의 결정자로서 재계와 산업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거품경제의 후유증등 국내외 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이 두 부서 특히 대장성이 언론이 강도있게 제기하고 있는 해체론 등으로 수난을 겪고 있다. ◆하시모토 총리의 개혁안은 「행정사무집행과 정책입안의 분리」 「정책입안부서의 정리통합」이라는 두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데 대장성의 금융·통화정책은 통산성의 무역업무와 함께 신설되는 「경제성」에 이양토록 하고 재정·세제와 은행·증권 감독권을 각각 역시 신설되는 「재정성」과 「서비스산업성」에 넘기도록 하고 있다. 통산성의 기능도 「경제성」 「생산유통성」 「서비스산업성」 등 신설부서에 분산수용되게 했다. ◆하시모토개혁안은 개혁의 파격성 때문인지 실시시기를 명시하지 않고 다만 2010년을 목표연도로 한 수도기능 이전시까지 실현하겠다고만 밝히고 있다. 결국 중의원선거결과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김영삼 대통령이 94년 12월 「작은 정부」를 명분으로 정부조직을 번개같이 개편했다. 경제부처의 단순한 물리적 통폐합이었다. 재경원같은 공룡부서가 만들어졌다. 또한 그동안 해양부가 신설, 중앙부서는 다시 14개부서로 늘어났다. 정부조직개편에서도 역시 우리는 행동이 빨랐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결함이 쌓여가고 있다. 또 한번의 시행착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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