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엔 호재” 관심집중 전망참으로 우려스러운 형국으로 장세가 가고 있다. 정부가 모처럼 경기대책과 외국인한도 확대조치를 발표한 직후 미국이 이라크를 공습, 순식간에 전세계가 전운에 휩싸였다. 특히 국제수지 적자로 긴장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 경제로서는 가장 치명적인 유가상승 부담이 당장의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 달러화까지 급등, 일본 엔화를 다시 약세로 돌려놓음으로써 우리 경제에 숨돌릴 틈없이 악재가 몰려오고 있다. 다만 최근들어 금리가 다소 진정세에 들어선 것이 한가닥 위안이 되지만 이역시 자금성수기 추석을 앞두고 또다시 언제 문제가 불거질지 모른다.
따라서 주가를 차트를 보고 기술적으로 관찰하는 투자자만이 매매에 관심을 보일 뿐 대다수 투자자들은 더욱 움츠러들 것으로 보인다. 혹자는 외국인 한도확대가 장세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는데 그런 시각도 문제지만 실제 이로 인한 실효도 별로 없을 전망이다.
우리 경제가 가장 건강하고 자신있을때 서서히 한도를 열어 국익을 지키려는 자세가 중요하지 장세가 어려우면 외국인의 힘을 빌려서라도 주가를 살려야 한다는 논리는 위험천만이다. 아무튼 우리는 이제 10월이면 20%까지 외국인에게 주식투자를 허용함으로써 주식에 관한한 줄 수 있는 것은 모두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쯤되면 장기적으로 우리 상장기업의 경영권 안정문제가 새로운 관심사로 등장하게 될 전망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관심있는 기업을 집중 공략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어 한국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이때를 노려 특정 기업의 주식을 매수, 경영에 간섭하거나 대주주를 위협하는 전략도 구사할 소지가 충분하다. 특히 수출비중이 높은 우량 대기업을 꾸준히 매수하는 외국자본은 그 진정한 의도를 헤아리기 어렵다. 어쨌든 이로 인해 시장에서 매수합병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덧붙여 요즘 대기업에서는 계열기업의 합병을 단행하고 대규모 감원을 추진하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바야흐로 경기부진에 대처하는 전략의 하나로 매수합병이나 영업권 양수양도가 주요한 재료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제부터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매수합병은 단순한 설이 아닌 현실의 문제로 등장할 것으로 보이며 주식투자자들도 이런 사안이 발생하면 높은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만큼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릴만한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들이나 대주주들은 이런 상황에 잘 대비해야 한다. 현재 전체적으로 보면 주가가 낮게 평가된 기업들도 적지않기 때문에 이런 시기에 관심있는 기업에 대한 매수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우리 기업들은 서로 합치고 사고 파는 일대 변혁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관계당국은 이럴수록 건전한 투자풍토 조성을 위해 증시관리와 감독에 철저를 기할 필요가 있다.<엄길청 아태경제연구소장>엄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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