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수표 사건으로 「성가」 입증/「도트」시대 한물… 「레이저」 시대로컴퓨터의 필수 주변장치로 자리잡은 프린터가 실물도전에 나섰다. 최근 육안으로는 사진과 구별할 수 없을만큼 고해상도를 갖춘 신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프린터와 사진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더구나 저소음에 인쇄속도까지 빨라져 즉석 카메라를 방불케한다.올초 발생한 10만원권 위조수표사건이 프린터성능을 입증한 단적인 예다. 당시 위조수표는 진본을 스캐너를 통해 컴퓨터에 입력한뒤 색상과 명조를 조정, 컬러프린터로 출력해 만든 것으로 드러났는데 지질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차이를 느낄 수 없을만큼 실물에 근접했었다. 컬러복사기로 복사하면 수표 가장자리에 X 표시가 나타나지만 프린터는 컴퓨터그래픽을 활용해 이 표시를 없애 관계기관이 대책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정보통신 삼보컴퓨터 큐닉스컴퓨터 한국휴렛팩커드 등 관련업체들은 고해상도 다기능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출시된 제품의 해상도는 대개 720 DPI(1인치당 점의 수)선. 2,400 DPI로 추산되는 사진에 비해 떨어지지만 육안으로는 구별하기 힘들다. 삼보컴퓨터의 손현진 프린터팀장은 『내년중 1,400 DPI제품이, 98년께는 사진과 동일한 해상도를 갖춘 제품이 시판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조만간 프린터에 스캐너 팩시밀리등의 복합기능을 추가한 고화질프린터가 일반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기능에다 PC를 통하지 않고도 TV 캠코더 디지털카메라 CD롬등에 들어있는 화면을 사진에 육박하는 고화질로 몇초안에 프린트할 수 있는 제품이 일부 외국업체에서 개발돼 상품화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태.
프린터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면서 수요도 고급화했고, 업계의 가격인하경쟁과 맞물려 시장판도도 바뀌었다. 불과 몇년전까지 시장을 석권했던 도트식프린터 대신 컬러 잉크젯프린터가 지난해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 주종상품의 위치를 굳혔고 최근에는 레이저프린터가 그 자리를 넘보고 있다.
또 프린터는 사무환경은 물론 생활까지 바꾸고 있다. 국내의 한 청소용품공급업체는 지난해 컬러 레이저프린터를 구입하면서 거래처가 원하는 컬러브로셔를 24시간내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제품의 사진을 찍고 스캐너로 컴퓨터에 입력, 문안과 함께 편집·출력하는 데는 채 3∼4시간이 걸리지 않기 때문. 수백가지의 상품 팸플릿을 일일이 만들 필요가 없어졌고, 같은 제품이라도 고객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소개서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돼 회사이미지도 높아졌다. 물론 잉크젯프린터도 공문서와 제안서 초청장 보관용데이터자료 작성 뿐아니라 홍보용 소책자도 제작할 수 있을만큼 성능이 개선돼 이를 활용하지 않는 기업이 없을 정도가 됐다.
뿐만 아니다. 컬러프린터를 활용해 패션명함을 만들거나 생화대신 화상편집한 편지를 주고 받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특히 찍은 영상을 카메라 내부의 IC칩에 보관했다가 컴퓨터나 TV 등을 통해 재현할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가 국내에서도 개발·시판되기 시작한데다 화상을 컴퓨터가 알아볼 수 있게 점으로 나누어 입력해주는 스캐너도 빠르게 보급돼 활용폭도 넓어질 전망이다.
큐닉스컴퓨터 관계자는 『컬러모니터가 일반화하는 등 PC환경이 급변하면서 관련 소프트웨어 및 기기들의 개발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다만 수요가 문제지만 고성능프린터 활용이 늘고, 때문에 사무실 및 가정환경까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프린터시장 고품질 저가경쟁 뜨겁다
올초 국내 컴퓨터 보급대수가 500만대를 넘어서면서 국내 프린터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올상반기중 레이저프린터는 11만여대, 잉크젯프린터가 54만여대 판매돼 각각 전년보다 24%, 50% 늘어났다. PC를 구입할때 프린터를 함께 구입하는 프린터장착률이 60%에 이르고 있는데 하반기에도 59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일본전자공업진흥협회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 프린터시장이 연평균 15% 성장하고 있으며, 99년에는 시장규모가 6,598만대 1조9,192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판매신장세속에 국내 업체들은 핵심부품인 엔진 헤드 잉크를 국산화하는 등 성능향상에 주력하면서 치열한 가격인하경쟁을 펼치고 있다. 또 여러대의 컴퓨터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컬러프린터, 프린터에 복사기 팩시밀리 전화기 등의 기능을 합친 복합사무기기 등도 출시하고 있다.
성능에 따라 가격에 차이가 있지만 보급형의 경우 컬러 잉크젯프린터가 20만원대, 레이저프린터(흑백)는 40만원대까지 낮춰졌다. 신도리코 등은 700만∼900만원대의 보급형 네트워크컬러프린터를 하반기 주력제품으로 선정,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잉크젯의 경우 삼보가 잉크번짐을 막기 위해 다중분사헤드 인자방식을 채택한 「스카일러스컬러Ⅱ」, 삼성전자는 인쇄속도를 높이고 레이저프린터수준으로 해상도를 높인 「마이젯 2」, 큐닉스는 한번에 2줄씩 인쇄하고 축소인쇄기능을 갖춘 「큐씨네칼라」 등 고해상도제품을 출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가 레이저프린터에 팩시밀리 복사기 전화기기능을 갖춘 「마이레이저팩스」를, 대우통신과 LG전자가 프린터 팩시밀리 복사기 전화기를 합친 「하비셋:DF―3020」,「멀티피아」 등을 내놓고 시장규모가 1조원에 달하는 복합사무기기시장에 뛰어들었다.<이진동 기자>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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