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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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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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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초까지만 해도 바닷가 어린이들에겐 「갯벌놀이」란 게 있었다. 무릎까지 빠져드는 갯벌을 헤집노라면 바지락 갯고동 꼬막 맛조개 등이 널려 있다시피 해 이를 줍는 것만으로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었다. ◆환경부가 사라져 가고 있는 「갯벌살리기」에 나섰다. 땅을 넓히고, 산업화를 이루기 위해 무분별하다시피 추진해 온 간척사업들이 갯벌매립으로 자연생태계를 파괴한데다 이를 방치했다가는 공해확산, 어족 씨말리기 등 상상 못할 재앙이 닥칠 것을 우려한 비상자구책이기도 하다. ◆우리의 갯벌은 세계 5대 양질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캐나다의 중부해안, 북부유럽의 북해연안, 미국동부의 조지아해안, 남미의 아마존강 지역과 함께 천연성과 생물배양성이 특히 우수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외에도 조수간만의 차가 적고 경사가 완만해 조개류의 서식 및 물고기의 산란에 가장 알맞은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같은 보고를 관리·보호하는 데도 외국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 독일이 아예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는가 하면, 북부유럽나라들은 공동으로 관리토록 조약까지 맺었다. 또 네덜란드는 이미 10여년전에 그동안 쌓았던 둑을 헐고 원상으로 회복시켰고, 미국은 갯벌매립규제가 가장 엄한 곳으로 유명하다. ◆천혜라 할 우리의 갯벌면적은 총 8억4천만평, 이중 26%인 2억2천만평이 그동안 간척사업 등으로 사라졌다. 시화호의 오염, 서해안의 적조, 조개생산의 10분의 1 격감 등도 모두 갯벌실종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새로 마련될 습지보전법이 개발우선으로 사라져 간 갯벌의 추억을 되살려 줄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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