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구조물·장비 20여종 국내 최초 개발/독특한 「탈개운동」 등 사람중시경영 유명『대정에 가면 모든 일이 해결된다』
국내 철구조물과 건설중장비업계에서 (주)대정기계 박헌진 회장(57)은 앞선 기술력으로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78년 2,000만원으로 대정기계를 창업, 95년말 현재 자본금 90억원, 매출액 54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키우면서 이 분야에서는 신화적인 일들을 숱하게 일궈냈기 때문이다.
94년 10월, 삼천포화력발전소. 3개월간의 작업끝에 대정기계 기술진이 조립을 끝낸 보일러에 누수시험을 위해 엄청난 수압의 물을 흘려보냈다. 순간 스웨덴 ABB사에서 파견나온 감독관과 한전직원 등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1만여 곳이 넘는 용접부위 어디서도 물이 흘러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상 이 시험에서는 10여곳 이상의 누수지점이 나타나고 이를 찾아내는 것이 바로 시험목적이었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스웨덴 감독관 조차 『기네스북에 오를 만한 일』이라며 놀라워했다.
대정의 기술신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원통형 지브크레인, 무연무취소각로, 공사용로봇, 원자력발전소 파워블록 등 20여종의 첨단구조물과 장비가 대정기계에 의해 국내최초로 개발됐다.
박회장의 성공비결은 기술력을 앞세운 전문화와 사람중시의 경영이다. 그는 78년 창업이래 철로 만든 건설기계 및 플랜트부문에만 승부를 걸어왔다. 87년 사업다각화를 위해 「한국스카다」란 전산관련업체를 인수했다가 수요부족으로 2년만에 손뗀 것을 빼고는 줄곧 원통형 지브크레인 호이스트카 세륜기 등 건축현장에서 꼭 필요한 「3D 건설장비」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박회장은 「사람중시 경영」으로도 유명하다. 『IQ보다 EQ(감성지수)가 높은 사람이 인재』라는 박회장은 「탈개운동」이라는 독특한 경영혁신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운동은 「탈피」해야 하거나 「개선」해야 할 점을 찾아내 고쳐 가자는 취지로 대정기계의 200여 임직원들은 매분기마다 탈개사항을 정해 전화예절 운전습관 등 일상의 습관을 고쳐 나간다. 박회장은 『탈개운동은 직원들의 매너리즘을 깨는 순수한 정서혁신운동』이라며 『물리적 측면만을 강조하는 기존의 리엔지니어링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박회장은 또 전문화와 인재양성을 위해 80년대초 이미 자체연구소를 마련, 매출액의 5%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개발기술금융(KTB)과 한국기술금융 등 기술금융회사가 34% 지분을 갖고있는 대정기계는 증권거래소 상장이 내년으로 예정된 과거보다 미래가 기대되는 유망기업이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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